김두현을 둘러싼 베어벡과 성남의 '오해'
OSEN 기자
발행 2007.06.04 11: 39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과 성남 일화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2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이 끝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두현에 대한 경기 모습에 대해 심한 실망감과 함께 "이런 식의 경기 내용이라면 소속팀인 성남에서 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에 김두현은 "겸하하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성남의 김학범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특정 선수를 최악이라고 비난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일이냐"며 "유럽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는 사람인지 자질이 의심된다"고 가시돋힌 발언을 했다. 여기서 문제는 베어벡 감독과 김학범 감독 사이에 김두현의 상태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는 점이다. 베어벡 감독은 "대표팀에 뽑힌 선수가 자신이 체력적으로 뛰는 데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다면 10분이나 20분의 짧은 시간 동안에도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사흘 전에 수원 삼성과의 컵대회 6강 플레이오프에서 김두현을 중간에 뺐는데 그렇다면 뭔가 컨디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 아니냐. 그런 것을 알아보려고는 했느냐"고 반발한다. 확실한 것은 대표팀 의무진에서도 김두현에게서 특정한 부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첫 소집훈련 당시 최주영 대표팀 의무팀장은 "대표팀에 뽑힌 선수 중 부상 선수는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김두현이 스스로 뛰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베어벡 감독에게 얘기했다면 외국인 정서로는 김두현이 아무런 부상이 없는데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꼴이 되니 당연히 질책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베어벡 감독은 성남에 약간의 앙금이 남아있다. 지난해 11월 아시안컵 예선 이란 원정을 앞두고 왼쪽 풀백 장학영이 대표팀 명단에 들었다가 부상을 이유로 빠진 다음 수원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뛰는 모습에 베어벡 감독이 실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당시 일을 계기로 장학영은 계속 베어벡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도 "성남의 풀백 가운데 장학영을 빼놓고는 스피드가 뛰어나지 못하다"며 장학영의 빠른 스피드에 의한 오버래핑을 인정하는 등 이영표를 대체할 만한 자원으로 평가받지만 정작 대표팀 발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쯤 되면 베어벡 감독과 성남이 자리를 마련해 앙금과 오해를 모두 풀 필요가 있다. 성남은 명실상부한 K리그의 강자이고 K리그 선수들을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갈 수 밖에 없는 베어벡 감독으로서는 성남의 우수한 선수들을 데려올 수 밖에 없다. 두 당사자 사이의 오해 때문에 계속 앙금만 쌓여간다면 대표팀 전력뿐만 아니라 선수 개개인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tankpar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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