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 것이 없다. 변화구면 변화구, 강속구면 강속구 등 못치는 구종이 없다. 걸리면 담장을 넘어간다.
한화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외국인 좌타자 크루즈(34)가 장타력을 맘껏 과시하며 홈런더비 공동 1위에 나섰다. 크루즈는 5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전서 홈런 2방 등 4안타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13호로 팀동료 김태균 및 삼성 양준혁과 홈런레이스 공동 1위를 마크했다.
크루즈는 1회초에는 현대 우완 선발 김수경의 시속 142km짜리 빠른 직구를 밀어쳐 좌월 투런 홈런을 터트린데 이어 7회초에는 우완 구원투수 이동학의 130km짜리 슬라이더를 통타, 우측 펜스를 넘겼다. 밀고 당기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크루즈는 경기 후 "지난 번 현대전에서 못쳐서 오늘은 연구를 좀 하고 나왔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노려치려고 노력했다. 지난해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홈런 31개를 칠 때보다도 올 시즌 컨디션이 더 좋다"며 홈런왕 도전 의욕을 내비쳤다.
또 크루즈는 "김태균과는 건전한 경쟁을 펼치겠다. 함께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하면서 홈런 경쟁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방망이가 왜 이렇게 잘쳐"라며 지난 주말 삼성전에서는 속터지게 안터지던 방망이가 이날은 대폭발한 것에 놀라워했다.
패장이 된 김시진 현대 감독은 "3연패에 있던 한화가 방망이 집중력에서 앞섰다. 집중력 싸움에서 우리가 당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한화 '회장님' 송진우는 4-1로 앞선 6회 선발 정민철에 이어 구원 등판, 1⅔이닝 무실점으로 최고령 홀드 기록을 수립했다. 41세 3개월 20일. 이로써 송진우는 지난달 31일 부산 롯데전에서 최고령 세이브(41세 3개월 15일)를 수립한 데 이어 홀드 부문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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