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출신' 칼라일, 8년만에 감격의 ML 승리
OSEN 기자
발행 2007.06.06 08: 28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포기하지 않고 기다렸다. 언젠가는 다시 웃을 날이 있을 것이라며 와신상담했다. 그러기를 8년. 마침내 활짝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무려 8년만에 메이저리그에서 승리한 한 투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우완 버디 칼라일. 지난해 한국 LG에서 '카라이어'라는 이름으로 뛰었던 바로 그 투수다. 칼라일은 6일(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팀의 3-1 승리를 뒷받침했다. 유일하게 허용한 안타가 3회초 애런 분에게 내준 솔로홈런이다. 칼라일은 1996년 드래프트 2라운드로 신시내티에 입단한 중고참. 그러나 선수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듬해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된 뒤 2000년 일본 한신 타이거스를 거쳐 캔자스시티,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그리고 플로리다를 전전했다. 지난 시즌 중반에는 LG에 합류, 소방수와 셋업맨으로도 활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계약연장에 실패해 미국으로 유턴했고, 애틀랜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빅리그 데뷔는 샌디에이고 시절에 했다. 프로 입문 3년만인 1999년 빅리그에 올라서며 엘리트코스를 밟은 그는 그해 9월 10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에서 6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 빅리그 첫 승을 품에 안았다. 그러나 그것은 처음이자 마지막 기쁨이었다. 지난해까지 띄엄띄엄 21경기에 등판했으나 3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방어율은 7.47이나 됐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애틀랜타에 합류하면서 재기를 다짐했다. 그리고 올해 애틀랜타 선발진이 부상으로 쑥대밭이 되자 지난달 27일 빅리그로 전격 호출됐다. 첫 3경기(선발 2경기)에서 1패 4.50으로 가능성을 보인 그는 이날 플로리다를 상대로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마침내 승리투수가 된 것. 22살 약관의 나이에 빅리그 첫 승을 올린 그는 지금 30살의 적지 않은 나이가 됐다. 그의 야구인생처럼 이날 경기도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칼라일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애틀랜타 타선은 상대 선발 세르히오 미트레에게 눌려 6회까지 침묵을 지켰다. 칼라일은 잘 던지고도 패전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7회말 애틀랜타 타자들은 갑자기 힘을 냈다. 칼라일의 공을 받아준 포수 재로드 살탈라마치아의 투런포와 대타 크리스 우다드의 솔로포가 잇달아 터지면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은 것. 8회에는 폭우로 26분간 경기가 중단됐지만 라파엘 소리아노와 밥 위크먼이 나머지 2이닝을 분담해 동료의 값진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승리로 칼라일의 빅리그 통산 성적은 2승 4패 방어율 6.89가 됐다. 그가 언제까지 빅리그 마운드를 지킬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승리'를 이룬 그의 향후 투구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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