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4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대표팀 감독직을 계속 유지해가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성인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모두 이끌고 있는 핌 베어벡 감독이 처음으로 대표팀 내에서의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5일 축구 전문 사이트 에 실린 존 듀어든 기자와 인터뷰에서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해야 팬들이 만족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내가 한국에 다시 온 이유"라며 "하지만 한국이 47년 동안 아시안컵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승하겠다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인지 궁금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베어벡 감독은 "일단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참가하고 부상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선수들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만약 4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대표팀 감독을 계속 맡아야 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베어벡 감독은 압신 고트비 코치, 코사 코치, 홍명보 코치와 함께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모두 이끌면서 1년 가까이 '과부하' 논란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이 이번 발언으로 아시안컵 4강에 들지 못할 경우 올림픽 대표팀에만 집중할 수도 있다고 시사함으로써 아시안컵 이후 월드컵 지역 예선을 앞둔 대표팀에 큰 변수가 생긴 셈이다. 만약 베어벡 감독이 대표팀에서 물러나더라도 대한축구협회와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 계약되어 있기 때문에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과 본선까지 올림픽 대표팀을 계속 지휘할 수는 있다. 만약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면 계약기간은 최종예선까지로 줄어든다. 또다른 시각은 베어벡 감독이 우승 대신 4강이라는 또다른 목표를 밝힘으로써 아시안컵을 중간 평가의 무대로 삼겠다는 의도도 숨은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30, 토튼햄 핫스퍼) 설기현(28, 레딩)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핵심 선수 3명이 빠진 상태에서 우승이 버겁다고 판단하고 미리 '4강이면 무난하다'는 기준을 만든 셈이다. 한편 "아시안컵에서의 최대 라이벌은 사우디아라비아이며 이 때문에 오히려 예선에서 만난 것은 잘된 일이다. 예선을 통과하면 결승에 가기 전까지는 만날 일이 없다"고 말한 베어벡 감독은 "이란도 힘들고 중국도 단단히 준비해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 역시 경기에 뛰기 위한 적합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