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나도 아시안컵 가겠다" 무력 시위
OSEN 기자
발행 2007.06.06 21: 48

"나도 국가대표팀 왼쪽 날개로 뛰고 싶다".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 이근호(22, 대구 FC)가 핌 베어벡 올림픽 대표팀 감독 앞에서 잇달아 골을 터뜨리며 다음달 열리는 아시안컵에 출전하고 싶은 열망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근호는 6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최종전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 전반 32분 오른쪽 날개 김승용(22, 광주 상무)의 어시스트를 받아 선제골을 작렬한 뒤 후반 3분에는 김창수(22, 대전)의 도움으로 멋진 두 번째 득점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또 이근호는 자신의 파울에 이은 프리킥으로 2-1로 쫓기던 후반 36분 김창수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며 UAE전에서만 2골 1어시스트를 기록, 이날 한국이 터뜨린 3골에 모두 관여했다. 지난해 11월 14일 창원에서 열렸던 한일전을 앞두고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된 뒤 처음으로 골맛을 본 것. 한동원이 UAE 원정경기와 우즈베키스탄과의 홈경기 등 2경기 연속 2골을 넣으며 '깜짝 스타'로 발돋움한 것과 비슷한 행보다. 힘과 스피드를 모두 갖추며 뛰어난 돌파력과 정확한 골 결정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근호는 이미 올 시즌 K리그에서 부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난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했지만 지난 2년 동안 출전 경기수는 고작 8경기. 득점은 물론이고 어시스트도 1개도 없었다. 또한 박주영(22, FC 서울), 오장은(22, 울산 현대) 등과 함께 지난 2005년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들고도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한 채 동료 선수들이 스타급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확연히 달라졌다. 올 시즌 대구로 이적한 뒤 삼성 하우젠컵 대회를 포함해 8골과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이근호는 자신이 득점할 때마다 팀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어 어느새 '승리의 파랑새'라는 별칭이 붙었고 아직 A매치 출전 기록은 없지만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이근호가 아시안컵 출전의 기회를 잡을 경우 베어벡 감독의 선수 기용 폭도 함께 넓어진다.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부상으로 아시안컵 출전이 불발된 지금 대표팀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왼쪽 날개는 이천수(26, 울산 현대)와 이근호뿐. 이중 주전 자리는 이미 이천수가 꿰차고 있다. 하지만 이근호가 베어벡 감독의 신임을 계속 받으면서 왼쪽 날개로 기용될 경우 이천수는 지난 2월 그리스전처럼 미드필더로 내려가 공격의 꼭지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김두현(25, 성남 일화)의 자리이긴 하지만 베어벡 감독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터라 주전으로 기용될지 미지수다. 김두현과 달리 공격형 미드필더로 좋은 점수를 받은 김정우(25, 나고야 그램퍼스 에이트)가 선발로 기용될 경우 이천수는 왼쪽 날개로 그대로 기용되고 이근호는 이천수가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하게 될 것을 대비한 교체 요원으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올 시즌 한층 발전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이근호가 아시안컵에서 자신의 나래를 더욱 활짝 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관심은 오는 16일 발표될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로 모아지고 있다. tankpar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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