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 셰필드,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
OSEN 기자
발행 2007.06.07 07: 06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그에 흑인 선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말 잘듣는' 라틴 선수들을 구단들이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던 개리 셰필드(39.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말의 진의가 왜곡됐다고 항변했다.
7일(한국시간) 텍사스주 알링턴의 레인저스볼파크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경기를 앞둔 셰필드는 ESPN을 비롯한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라틴 선수들을 비하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셰필드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거리가 됐다는 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흑인 선수들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 파악한 이유를 밝혔을 뿐인데 난데없는 인종문제로 비화되는 현실에 어이없어 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같은 말을 해왔다. (인종 얘기가 아니라) 야구 관련 얘기일 뿐이다. 구단들은 마음만 먹으면 흑인 선수 비율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셰필드는 이달초 발간된 남성잡지 'GQ'와 인터뷰에서 "영어를 잘 못하는 고분고분한 라틴 선수를 구단들은 더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자기 주장이 강한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밀려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이 공개되지 미국내 각종 라틴 단체는 성명을 발표하고 셰필드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규탄했다. 거의 매일 그의 발언과 관련한 기사가 미국 언론에 게재되고 있다.
그러나 셰필드의 팀메이트로 베네수엘라 출신 라틴 선수인 카를로스 기옌은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이었다. 속 시원히 할 말을 했다"고 오히려 반겼다.
그는 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첫 해 나는 루키리그에서 뛰었는데, 당시 팔꿈치를 다쳐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친 뒤 1루베이스를 실수로 밟지 않았다. 그러자 고함이 튀어나왔다"며 "당시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만약 뭐라고 대꾸했다면 구단은 곧바로 나를 방출했을 것이다. 그게 두려워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그런 일은 라틴 선수들에게 비일비재하다. 라틴 선수들은 그래서 함부로 말을 못한다"고 덧붙였다.
셰필드 역시 "라틴 선수들은 (미국 출신인) 나에 비해 잃을 게 많다. 구단은 라틴 선수가 마음에 안 들면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카리브해에 위치한 모국인) 섬나라로 보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미국 시민인 우리(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겐 그럴 수 없다"고 발언의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셰필드는 또 자신의 발언이 알려진 뒤에도 팀동료들과 관계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22년의 프로 경력을 통틀어 백인은 물론 라틴 선수들과도 잘 어울려왔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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