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불가사의한 1위 비결은 불펜. 데이터로만 따지면 SK는 1위를 할 팀이 못 된다. 특히 마운드는 선발투수 없이 굴러가는 형국이다. 8일까지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3.70으로 전체 5위다. 6위인 롯데(3.50)보다도 아래다. 용병 원투펀치 레이번-로마노를 제외하곤 아직도 50이닝을 넘긴 투수가 없다. 뒤늦게 합류한 채병룡이 47⅓이닝을 책임졌다. 그 외엔 스윙맨 김원형이 42⅔이닝을 투구했고, 윤길현-정대현(각 39⅔이닝) 등 불펜 요원들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마무리 정대현(14s)은 세이브 라이벌인 LG 우규민(30⅓,15s)-삼성 오승환(25⅓, 15s)-두산 정재훈(26⅓, 13s)보다 최소 1경기는 족히 더 던진 꼴이다. 등판수에 있어서도 SK 불펜 요원들의 각축전이다. 좌완 가득염-정우람이 우완 윤길현과 함께 33경기로 공동 1위다. 조웅천이 29경기이고, 정대현은 28경기에 올랐다. SK는 5연패 이후 지난 3일부터 4승 1패 반전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 중 3경기에서 선발이 5회 이전에 무너졌다. 그런데도 8일 KIA전을 제외하고, 불펜진의 실점은 0이었다. KIA전의 경우, 이한진-가득염이 9회말 6점을 줬으나 11-1로 앞서던 상황이어서 대세에 큰 지장은 없었다. SK는 두산의 임태훈-정재훈, 삼성의 권혁-오승환, 롯데의 최대성-카브레라 같은 불펜 승리 공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 오직 상황에 맞춘 김성근 감독의 직감에 의존한다. 대신 좌완(가득염-정우람-김경태) 우완(윤길현-김원형) 잠수함(정대현-조웅천-이한진) 등에 걸쳐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기에 설령 1명이 무너져도 복구가 수월하다. 김 감독은 최근 들어 3일 연투를 자제시키는 등, 불펜의 체력 안배에 신경쓰는 모양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소모전인 불펜야구로 견딜 순 없다. 결국 관건은 SK 선발진의 각성이다. 특히 드러난 성적보다 투구질이 저조한 레이번-로마노의 책임이 막중하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