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침체기, 후폭풍 언제 터질까
OSEN 기자
발행 2007.06.10 15: 29

2007년 상반기 한국영화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를 보고 있자면 저절로 한숨이 나올 정도다. 한국영화 발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서히 그 여파가 밀려오고 있다. 먼저 다수의 연기자들이 소속된 한 매니지먼트 회사 관계자는 급감한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지난해에는 연예인 한명에게 한달 평균 5~6개의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면, 이제는 회사를 통틀어도 그 정도 수준이다”고 위축된 영화시장의 단면을 설명했다. 연기자들이 출연할 수 있는 작품의 수가 급감했다는 말이다. 또 이 말을 풀이하자면 한국영화 제작이 더디게 진행됨으로써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에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영화들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반증이다. 물론 5월~7월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의 경쟁을 피해 개봉을 미루고 대기중인 한국영화들도 많다. 하지만 이미 제작완료돼 개봉을 기다리던 관객들의 기대감이 개봉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개봉 시기를 미룬다는 말은 자칫 영화에 대한 자신감 결여로 해석될 소지도 크다. 한국영화의 침체 때문에 잠정 보류된 방송프로그램도 있다. 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던 한 프로그램은 한국영화의 흥행을 지원하겠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출발했다. 10편의 영화를 지원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하겠다는 포부였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지원할 한국영화의 한계에 부딪쳤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를 피해 많은 한국영화들이 개봉 시기를 미뤄 방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보할 수 없다는 말이다. 매주 방송을 해야 하지만 한국영화 개봉작이 줄어 개봉 주기가 2주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한 주 방송분이 공백이 생긴다. 게다가 방송 채널의 특성상 일부 영화는 제작 협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겹쳤다. 이런 이유로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방송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한국영화는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침체를 겪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반기를 목표로 개봉 대기중이거나 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 지금의 침체는 한순간 지나가는 소나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영화계 내부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잠깐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라 장마처럼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더 참담한 상황이다. 한국영화 부활의 날개짓은 과연 언제쯤이면 볼 수 있을까?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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