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것은 성적뿐이다. 일본야구를 지켜보는 팬들은 지난주 충격적인 두 가지 뉴스를 접했다. 주니치 이병규(33)가 2군에 내려갔고 요미우리 이승엽(31)은 4번타자 자리를 내주었다. 두 선수의 활약을 응원했던 팬들에게는 아픈 뉴스였다. 이병규는 지난 6일 원정지인 고베에서 2군행 통보를 받고 나고야로 돌아왔다. 타격 부진과 함께 성의없는 수비 때문에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에게서 질책성 2군 강등 조치를 당했다. 그로부터 사흘 후인 9일 이승엽은 4번타자에서 6번타자로 밀렸다. 지난해 요미우리 입단 이후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신뢰를 얻어 개막 4번타자로 출전한 이후 부상으로 빠진 경기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4번자리를 내놓았다. 두 선수의 악재는 기본적으로 타격 부진에서 비롯됐다. 이병규는 타율 2할6푼1리 3홈런 19타점 15득점에 불과했다. 이승엽은 타율 2할6푼3리 12홈런 30타점 33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로서는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는 성적표다. 이병규는 4년 동안 주니치 외야수로 활약한 알렉스의 공백을 메워주지 못했다. 알렉스는 지난해 2할7푼3리 73타점 15홈런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중견수 수비가 미흡해 골치를 앓아왔다. 그래서 이병규를 데려왔지만 타격은 물론 수비력까지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이승엽은 무릎, 어깨, 왼엄지 통증 등 각종 부상에 시달려왔다. 상대 투수들의 피해가기와 집요한 약점 공략까지 겹쳐 악전고투했다. 외다리 타법을 포기하는 등 타격폼까지 수정하며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여의치 못햇다. 어쩔 수 없이 4번자리를 내놓을 수 없다. 2군행 못지않은 충격이었다. 결과적으로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 성적이 좋으면 천국이고, 성적이 나쁘면 지옥으로 변한다. 더욱이 외국인 선수에게 그 법칙은 더욱 철저하다. 한국의 팬들은 이들이 6월의 시련을 이기고 다시 비상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