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성남 일화가 최근 국내외 무대서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성남은 지난달 30일 수원과의 삼성 하우젠컵 6강 플레이오프 원정 경기에서 허무한 연장전 1-4 역전패를 시작으로 지난해 한중일 프로리그 우승팀끼리 겨루는 A3 챔피언스컵 2007서 중국의 상하이 선화와 일본의 우라와 레즈에게 각각 0-3, 0-1의 패배를 당했다. 지난 시즌 포함 국내 무대서 19경기 무패 행진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탄탄한 밸런스를 자랑하던 성남의 3연패는 K리그 팬들에게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K리그에서 성남과 함께 호화 스쿼드를 자랑하는 수원과의 경기에서 완패는 차치하더라도 A3 대회에서 연패는 한국 팬들을 큰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국 팬들은 상하이 선화와 우라와 레즈, 산둥 루넝이 성남에 비해 레벨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최강이라는 산둥은 이미 성남이 지난 5월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0으로 이겼고 상하이 역시 객관적인 전력에서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우라와 레즈 역시 J리그 팀들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저평가되어 있었다. 이에 A3 대회가 시작되기 전 성남의 우승 가능성은 높았고 은근히 K리그 팀의 A3 대회 4연패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성남은 중국팀과 일본팀에게 충격의 2연패를 당했고 이를 지켜보던 한국 팬들의 자존심 역시 무너졌다. 왜 그럴까? 우선 제기되고 있는 것이 성남 선수들의 체력 저하다. 성남은 K리그 팀들 중 유일하게 주전 멤버 위주로 리그를 꾸려나갔다. 동계 훈련 기간 중 강도 높은 체력 보강을 통해 부상 선수가 없었고 그 덕분에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전경기를 거의 동일한 스쿼드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덕분에 성남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역량에 조직력까지 보태져 K리그 최고의 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피로가 누적됨에 따라 정예 선수 위주의 선수 구성이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빡빡한 K리그 일정에 AFC 챔피언스리그 여기에 각급 대표팀 일정까지 더해져 선수들의 피로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 때문에 A3 대회에서 성남 선수들의 집중력은 떨어졌고 골 찬스를 잇달아 무산시키며 허무하게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성남이 준비해야 할 대회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 성남이 올해 참가해야 하는 대회는 총 6개다. 모든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 이라는 명제를 따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