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이종범이 일본에 가지 않았다면…
OSEN 기자
발행 2007.06.12 10: 17

만일 이종범(37, KIA)이 일본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누가 먼저 2000안타를 쳤을까. 요즘 노쇠 기미를 보이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야구천재' 이종범. 1할대의 타율로 부진에 빠졌고 이제는 벤치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93년 함께 데뷔한 1년 선배 양준혁(38, 삼성)의 2000안타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종범의 기록은 한국기록과 일본기록으로 나눠지고 있다. 이종범의 국내 성적은 올해로 11시즌을 맞은 가운데 11일 현재 1247경기 출전에 1458안타 180홈런 591타점 1441득점 484도루다. 일본에서는 98년부터 2001년 6월까지 3년 반 동안 310경기에 출전, 286안타 27홈런 174득점 99타점 53도루의 성적표를 남겼다. 2001년은 거의 1군에서 뛰지 않았고 98년에도 석 달 가량 부상 공백이 있었다. 경기수에서 나타나듯 3시즌이 채 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기록을 합한다면 이종범은 모두 1557경기에 출전해 1744안타, 207홈런, 690타점, 1615득점, 537도루가 된다. 안타수는 양준혁과 전준호(현대)에 이어 통산 3위의 기록이 된다. 홈런은 김성한 전 KIA 감독과 동률 11위. 득점은 2위 양준혁(1144)을 훨씬 웃돌고 도루는 527개인 전준호를 살짝 앞서고 있다. 타점은 역대 19위의 기록이다. 만일 이종범이 국내에 남았다면 양준혁과 비슷한 시기에 2000안타를 생산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종범은 98년 일본 진출 전만 해도 양준혁보다 안타가 많았다. 5시즌 동안 이종범은 713안타(551경기)였고 양준혁은 691안타(606경기)였다. 경기당 평균 안타수에서도 이종범은 경기당 1.29개, 양준혁은 1.14개였다. 당시는 이종범의 최전성기였다. 일본 시절 3년 반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국내서 연간 120경기씩 총 420경기에 출전했다고 가정하면 540개의 안타가 나온다. 지난해까지 국내 1428안타와 올해 30안타까지 포함한다면 2000안타에 근접한 수치가 나온다. 양준혁과 함께 2000안타 대결을 흥미롭게 펼쳤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기록은 단순한 수치를 대입한 것 뿐이다. 이종범은 일본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이후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었다. 만일 이종범이 국내에 남았다면 2000안타뿐만 아니라 각종 공격 부문에 걸쳐 양준혁 못지 않은 기념비적 기록을 세웠을 가능성이 높지 않았을까. sunny@osen.co.kr 이종범이 전성기이던 지난 1995년 한일슈퍼게임 때 이치로와 악수를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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