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빅리거인 박찬호(34)가 우상인 놀란 라이언(60)과 한 팀에서 만나게 됐다. 지난달 뉴욕 메츠의 유니폼을 스스로 벗은 박찬호가 12일(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고 재기를 모색하게 됐다. 이로써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에서 처음 빅리거로 데뷔한 뒤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 2005년 샌디에이고, 올해 초 뉴욕 메츠를 거쳐 다섯 번째 팀으로 휴스턴 유니폼을 입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박찬호는 휴스턴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 A팀인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 훈련을 시작하게 됐다. 라운드락에서 선발투수로서 컨디션을 조절한 뒤 메이저리그 진입 기회를 노리게 됐다. 라운드락에는 박찬호와 인연이 깊은 인물들이 포진해 있어 눈길을 끈다. 라운드락 구단주인 전설의 강속구투수 놀란 라이언(60)과 버트 후튼 투수코치가 그들이다. 놀란 라이언은 박찬호가 어린 시절부터 교본으로 삼은 '우상'이었다. 박찬호는 라이언의 광속구를 동경, 투구폼부터 라이언과 흡사하게 '하이킥'을 구사하며 강속구 투수로 성장했다. 라이언은 박찬호가 텍사스 레인저스에 뛸 때 만나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박찬호가 어린 시절부터 우상으로 여겼던 라이언과 재회하게 된 점이 이채롭다. 라이언은 올해 초 심장이상으로 입원하는 등 건강이 예전만 못하지만 오렐 허샤이저 등과 함께 투수교실을 운영하는 등 후배들을 지도하는데 힘쓰고 있다. 또 현재 라운드락 투수코치인 버트 후튼 코치는 박찬호에게 메이저리거로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 스승이다. 박찬호가 LA 다저스에 입단해 미국 진출 후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서 함께 했던 투수코치가 후튼 코치이다. 여기에 다저스 시절 함께 했던 데이브 월러스가 현재 휴스턴 투수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점도 박찬호에게는 고무적이다. 한마디로 박찬호의 이번 휴스턴행은 자신에 대해 잘알고 있는 지도자들과 함께 하며 재기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박찬호는 이번 주말부터 라운드락에서 선발로 등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올해 뉴욕 메츠와 계약한 뒤 개막전 엔트리에서 탈락해 마이너리그에 머물다 방출된 박찬호가 제5의 팀인 휴스턴에서 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빅리거로 재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텍사스 시절 스프링캠프서 박찬호에게 조언해 주고 있는 놀란 라이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