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캐시 베이츠 주연의 공포 스릴러 '미저리'를 보는 듯하다. 결혼할 남자의 아이를 데려다 옷장 안에 가두는 장면에서는 그 이상 이다. 방영 초기, 판에 박힌 불륜 소재로 비난을 받던 MBC 일일연속극 ‘나쁜 여자 착한 여자’가 연일 억지스런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2일 방송분에서는 사랑만으로 살겠다고 남편과 아이를 버렸던 서경(성현아)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려고 집을 찾았다. 당연히 시어머니는 분노했고 따귀까지 맞았지만 "남편은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며 막무가내다. 전 남편은 이미 또 다른 여자 소영과의 결혼을 약속한 상태고, 소영은 그의 아기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상황. 작가는 여기서 제목 그대로 '나쁜 여자'에 강한 집착을 드러낸다. 서경의 모습을 본 소영은 급기야 '무단 침입'을 이유로 경찰까지 부르고, 귀가하던 이를 본 태현이 서경을 쫓아가자 아들 우람이를 구박하며 길거리를 떠돈다. 하이라이트는 이날 방영분의 마지막 장면. 태현에 대한 애정의 갈증 탓인지, 아니면 서경에 대한 질투 때문인지 소영이 자꾸 우는 우람을 '시끄럽다'며 옷장 안에 가두는 순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다. 동화에나 나올듯한 드라마의 선 악 구도에 시청자 게시판은 들끓고 있다. '정말 어이가 없다. 서경은 최악으로 바닥까지 추락한 추악한 여자다. 대체 작가가 뭘 이야기하는 건지 그 의도가 궁금하다'는 지적에서부터 '내용이 점점 막가는 중이다. 이런 내용도 이 시간대에 방송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등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는 중이다. TNS 집계에 따르면 2월에 21~23%를 오갔던 '나쁜 여자 착한 여자'의 시청률은 최근 17.8%까지 떨어졌다. 회를 거듭하면서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왔던 불륜 소재에 대한 논란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면서 악녀와 아동 학대 등으로 논란꺼리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