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도전' US오픈, '속도와의 전쟁'
OSEN 기자
발행 2007.06.14 09: 21

속도와의 전쟁이다. PGA 투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브리티시 오픈과 함께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US오픈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골프장(파70•7천230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 156명만이 초청장을 받았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US오픈은 전통적으로 코스를 어렵게 세팅하기로 악명이 높다. 뉴욕주 윈지드푸트 골프클럽에서 열렸던 지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제프 오길비(호주)는 5오버파 285타를 쳤다. 하지만 올해는 코스가 훨씬 더 까다롭기 때문에 10오버파 이하를 치는 선수가 전무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한국시간) 연습 라운드를 치른 오길비는 "지난해 윈지드푸트에서 연습 라운드를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특히 볼이 벙커 근처 러프에 빠질 경우 로스트볼로 처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혀를 내두른 뒤 "메이저 대회 역사상 가장 높은 성적으로 우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산 여덟 번째로 US오픈을 유치한 오크몬트골프장의 전장은 7230야드나 되지만 파 70에 불과하다. 거리만 긴게 아니다. 페어웨이 폭은 '개미허리'를 연상시킬 만큼 매우 좁다. 또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길이가 3인치가 훨씬 넘어 거의 갈대밭 수준인 러프에서 다음 샷을 쳐야 한다. 유리알처럼 빠른 그린도 선수들에게는 골치 덩어리다. 4피트 거리에서 시도한 퍼트를 놓칠 경우 15피트가 남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수들이 필드에서 허둥대며 시간이 길어질 것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또 일부 파4홀은 오히려 전장이 짧은 관계로 장타자들의 경우 단 한 번에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앞조 선수들이 홀아웃을 할 때까지 기다린 후에 티샷을 날려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어 더욱 경기 페이스가 느려질 전망이다. 지난 4월 열린 마스터스에서도 워낙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해 1, 2라운드에서는 평균 5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3, 4라운드에서는 4시간 반 만에 18홀을 마칠 수 있었다. 이번 US오픈은 마스터스 때보다 더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칫 1, 2라운드를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선수들의 스윙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미국골프협회가 주관하는 12개 대회에서는 느린 속도로 경기를 펼치는 조에게 페널티를 부여하고 있다. 예정된 시간을 초과해서 플레이를 할 경우 1차 경고를 주고, 그래도 시정이 되지 않을 경우 각 선수에게 1벌타씩이 주어지게 된다. 3번째 경고에는 2벌타가, 4번째에는 실격처리까지 초래할 수 있다. 언젠가는 PGA 투어에서도 이같은 룰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점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 한국선수로는 최경주(나이키골프)와 재미교포 앤서니 김 등이 출전한다. 이달 초 쟁쟁한 선수들이 출전한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sun@osen.co.kr 최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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