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덫. 에이스가 지니고 있는 최고의 덕목은 연패에 빠지면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을 달릴 때는 연승을 이어주는 것이다. 대개 에이스라면 15승 안팎의 성적을 거둔다. 그러나 에이스가 무너지면, 정확하게 말해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팀은 연패의 수렁에 쉽게 빠져든다. 최하위 KIA의 에이스 윤석민은 4승을 올렸지만 무려 8패를 당했다. 스스로 무너진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팀 타선 지원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윤석민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바람에 팀은 4연패와 6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윤석민이 당한 8패 가운데 절반을 승리했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될까. 4승을 보탠다면 팀은 13일 현재 23승 33패 1무에서 27승29패1무로 형편이 훨씬 나아진다. 지난 13일 힘겨운 행보를 펼치고 있는 롯데와 LG의 에이스들이 무너졌다. 4연승을 달리던 손민한은 두산 잠실전에서 6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롯데는 반드시 이겨야 되는 경기를 내주는 바람에 승패 적자폭이 3(25승 28패 1무)으로 늘어났다. 개막 이후 8연승 무패행진을 벌이던 LG 박명환은 이날 현대 타자들에게 4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5실점했다. 수비 실수 탓도 있었지만 박명환의 패배는 뼈아팠다. LG는 4연패에 빠졌고 6월 들어 3승 8패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그동안 박명환은 LG의 연패를 끊어주는 수호신이었다. 가장 가깝게는 4연패에 빠진 지난 7일 SK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등 3차례나 4연패에서 팀을 구출했다. LG는 이날도 3연패에 빠져있었지만 박명환이 무너져 4연패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에이스들이 출격하면 반드시 이겨야 된다. 현장의 감독들이나 팀 구성원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야구라는 것은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수비력, 공격 지원 등이 원할하게 뒷받침되야 한다. 더구나 선발진이 약하거나 전력이 약한 하위권 팀들은 에이스가 무너지면 더욱 치명상을 입는다. 한 번 당하면 뼈아픈 '에이스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에이스 승률을 극대화 시켜야 팀이 살 수 있다. sunny@osen.co.kr 손민한-박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