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무대에서 활약했던 특급 외국인 선수들은 국내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그들의 앞선 기량과 매너 등은 한국 선수들이 교훈으로 삼을만한 것들이 꽤 있다. LG의 대졸 신인인 박용근(23)은 시즌 초 용병 좌타자 발데스(34)의 꼼꼼한 기록정리를 보고 따라하고 있다. 발데스는 처음 상대한 투수들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자료를 정리하는 것은 물론 덕아웃에서 타석을 대기하면서도 상대 투수의 투구를 놓치지 않고 집중체크한다. 이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은 박용근은 2군에 내려가서도 '발데스 따라하기'를 하며 프로무대 적응법을 터득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은 국내 선수들이 '모범답안'으로 배워야할 점들도 많다. 그런데 현대 우타자 이택근(27)은 팀동료인 브룸바(33)의 독특한 징크스를 따라하고 있어 흥미롭다. 시즌 초반 슬럼프로 고전했던 이택근은 현재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있다. 그 모습이 브룸바와 흡사하다. 지난 13일 역전 투런 홈런 등 최근 2게임 연속 홈런포를 날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이택근은 "나도 브룸바처럼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택근이 말한 '브룸바처럼'은 브룸바의 징크스를 말하는 것이었다. 브룸바는 안타행진을 계속하면 턱수염을 깎지 않고 기르다가 안타를 못친 다음날에는 말끔하게 면도를 한다. 브룸바만의 징크스인 것이다. 이같은 브룸바의 재미있는 행동을 본 이택근은 "나도 브룸바처럼 안타를 치면 계속 수염을 기르고 못치면 면도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택근은 현재 8경기 연속 안타행진으로 무려 8일씩이나 면도를 하지 않고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르고 있는 중이다. 지난 1일 SK전서 6타수 무안타로 면도를 한 뒤 지금까지 12일째 깎지 않고 있다. 그럼 브룸바는 며칠째 면도를 안하고 있을까. 13일 LG전서 홈런포를 가동, 시즌 10호 홈런을 치는 등 최근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는 브룸바는 4경기 연속 안타로 4일째 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이택근과 브룸바가 연일 안타행진을 벌인다면 '동굴맨'으로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택근이 언제까지 '브룸바 따라하기'로 수염을 기를 것인지 궁금해진다. 지난 달 17일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일때 이택근의 모습. 현재는 8경기 연속 안타로 턱수염이 더 길어졌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