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새 둥지를 찾은 박찬호(34)가 메이저리그 재승격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앞두고 있다. 박찬호는 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라운드락 익스프레스(휴스턴 산하 트리플A)에 합류한 뒤 17일 앨버커키 아이소톱스(플로리다 산하)를 상대로 '면접시험'을 치른다. 장소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아이소톱스파크.
박찬호에게 기대를 아끼지 않는 휴스턴이지만 일단 마이너리그 테스트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팀 퍼퓨라 단장은 "트리플A 3∼4경기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 합격점을 받으면 빅리그로 불러올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새로운 기회를 주기 위해 풀어주겠다"고 지역신문을 통해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 치를 마이너리그 경기는 '모의고사'가 아닌 아닌 구단 관계자 앞에서 선보이는 '수능시험'으로 볼 수 있다. 자연히 경기에 임하는 박찬호도 긴장을 풀 수 없게 됐다.
시험 등판이 불과 몇 차례로 제한돼 있는 까닭에 첫 인상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첫 상대가 앨버커키, 그것도 원정경기라는 점은 다소 께름칙하다. 박찬호가 지난 1995년 다저스 산하 트리플A에 몸담을 당시 지냈던 앨버커키는 해발 1619m의 고지에 위치해 했다. 쿠어스필드가 위치한 도시이자 로키산맥 꼭대기에 자리 잡은 덴버(1609m)보다 고도가 약간 더 높다. 그래서 이곳은 투수들에게 불리하기로 정평이 난 곳이다.
나란히 앨버커키에서 활약하다 지난 2005년 한국 프로야구에 진출했던 맷 블랭크(당시 KIA)와 레스 왈론드(당시 LG)는 "정상적인 야구 경기가 불가능한 곳이다. 타자가 공을 방망이에 맞히기만 하면 장타로 연결된다"며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다.
박찬호는 22살 한창 나이이던 1995년 그곳에서 풀시즌을 치르며 6승 7패 방어율 4.91 탈삼진 101개(110이닝)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뉴올리언스(뉴욕 메츠 산하) 소속으로 등판한 지난 4월 25일 경기에선 5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현재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활약하는 레지 애버크롬비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마이너리그 경기라고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앨버커키에는 한국 프로 경력이 있는 스캇 시볼(전 KIA)과 존 갈(전 롯데)도 뛰고 있다.
경기장인 아이소톱스파크는 지난 2003년 개장했다. 박찬호가 12년 전 집처럼 드나들었던 앨버커키 스포츠 스타디움과는 다른 구장이다.
박찬호는 최근 한 매체를 통해 "오랫동안 공 들였던 투구폼 개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솔트레이크(LA 에인절스 산하)전 호투(7⅔이닝 8탈삼진 1실점)의 원인이 여기에 있다면 향후 투구를 기대 할 만하다. 다시 한 번 친정팀과 상대하게 된 박찬호가 뉴멕시코에서의 첫 관문을 시원하게 통과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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