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하이킥', 신지 홀로 외롭다?
OSEN 기자
발행 2007.06.15 08: 52

연기자 겸업을 선언한 신지가 잘나가는 드라마에서 홀로 고전하고 있다. MBC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하 '하이킥')이다.
방송 초반에는 그녀의 연기력 논란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슈에서 멀어졌다. 가수 아닌 배우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고 중반부터는 연기 호평도 듣고 있다. 그러나 종반에 이르러서도 신지는 시청자 호감 쪽으로 선회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무엇보다 자기 이름 그대로 맡은 드라마 속 신지 역할이 철없고 미운 짓을 자주 했기 때문이다. 14일 방송분에서는 갑자기 유학을 가겠다며 남편(민용)과 갓난 아들(준이)을 버렸던 과거로 인해 고통받는 그녀의 현재 모습이 이어졌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 민정과 맺어지게 된 전 남편, 그리고 다시 그를 사랑하게된 신지, 한때 애보기가 귀찮다던 그녀도 아들 사랑이 소록소록 생겨나는 데 엎지른 물을 되담을 수 없어 울고 있다. 아무도 없는 빈 아파트에서 혼자 와인을 따라 마시고, 외로움에 포장마차로 달려가 옛 일을 떠올려보지만 모두 부질없는 짓. 술에 취해 밤길을 혼자 걷는데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서 아픈 마음에 난도질을 한다.
결국 '하이킥' 출범 당시, '연기를 못한다'와 '미운 짓만 골라서 한다' 두 부류로 나뉘었던 신지에 대한 비난 가운데 캐릭터 비호감만 남은 셈이다.
코믹 시트콤의 대가 김병욱 PD가 제작하는 '하이킥'에는 이순재를 비롯해 나문희 박해미 정준하 최민용 서민정 김혜성 정일우 등 출연진들이 일찌감치 자기 캐릭터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순재는 나이 70을 넘어서 다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타로 다시 떴고, 나머지 출연진도 시트콤 시청률을 웃돌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강유미와 김범 등 조연들조차 특색있는 이미지로 고정팬을 늘려가는 중이다.
그러나 이 대열에서 신지만 외롭게 이탈했다. 게시판에 가끔 등장하는 이른바 '신지의 굴욕'으로 '하이킥' 출연진 대다수가 겹치기 CF로 바쁜 와중에 혼자만 광고 섭외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신지의 캐릭터가 '완전 밉상'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자신만 아는 얌체에다 온갖 말썽을 일으키고 다니는 방송 초반 캐릭터 이미지가 그대로 굳어졌다. 아이와 남편을 버려두고 러시아로 유학을 가겠다고 나선 순간부터 '호감'보다는 '비호감'으로 삐딱선을 타기 시작했다. 김PD 시트콤에는 이같은 얌체 캐릭터가 늘 등장한다. 순풍의 철부지 사위 박영규가 단적인 예다.
원래 시트콤 속 얌체들은 미워할래야 미워할수 없는 순수, 순진함을 은근슬쩍 내비치며 시청자의 가슴으로 파고들어야하는 데 안타깝게도 신지는 이 점에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냥 캐릭터의 나쁜 모습들을 몽땅 자신의 이미지에 덧칠하고 있다. 잘 나가는 '하이킥'에서 신지 홀로 '헛발질'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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