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떠나는 베컴, '해피 엔딩' 보여줄까?
OSEN 기자
발행 2007.06.15 09: 17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경기. 과연 그 결과는?'.
이제 딱 한 경기 남았다. 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마요로카와의 시즌 마지막 38라운드 경기는 데이빗 베컴(32)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바로 자신의 스페인 생활을 마무리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베컴은 시즌 중 미국의 LA 갤럭시와 계약을 맺으며 레알 마드리드와 불편한 관계가 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베컴을 한때 엔트리에 넣지 않기도 했다. 당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베컴을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것" 이라며 목에 핏대를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베컴은 묵묵히 팀훈련을 소화했다. 비록 팀의 경기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자신이 필요한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 결국 베컴은 팀이 승점 3점이 필요한 때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며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그는 지난 2월에 있었던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시즌 22라운드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승리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3위로 재진입했고 선두권 진입에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다시 부상을 입은 베컴은 한 달 간의 재활 훈련을 소화한 후 지난 4월 21일 발렌시아전에서 복귀했다. 이 경기에서도 그는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1위였던 FC 바르셀로나를 승점 2점차로 추격하는 데 일조했다.
이런 베컴이 이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리그 우승을 결정지으려 한다. 이달 들어 치른 브라질, 에스토니아와의 경기에 출전, 1년 만에 잉글랜드 대표팀에 복귀한 베컴은 3도움을 기록하며 스티브 매클라렌 감독을 구해냈다.
이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베컴은 훈련을 전혀 하지 못한 채 레알 사라고사전에 나서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강한 승부 근성은 선수들을 자극했고 극적인 2-2 무승부를 기록하게 했다.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를 승자승 원칙으로 따돌리고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베컴의 활약에 카펠로 감독은 "베컴은 승부를 가른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베컴과 레알 마드리드에게 필요한 것은 마요로카전에서의 승리뿐이다. 같은 시간 2위인 바르셀로나 역시 리그 최하위인 힘나스틱과의 원정 경기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시즌 막판 레알 마드리드의 구애를 거절한 베컴으로서는 스페인 생활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서 트레블까지 달성한 그였지만 스페인 무대에서는 단 한 번의 리그 우승도 경험하지 못했다.
베컴은 1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게 되어 슬프고 지난 4년 동안 우승을 이루지 못했으나 이번 주말 마지막 경기에서 정상에 올랐으면 좋겠다" 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4년 간의 스페인 생활의 끝을 앞두고 있는 베컴. 과연 그가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서 '리그 우승' 이라는 달콤한 선물을 챙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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