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탈출’ LG, 내야 포지션 파괴로 ‘반전’노린다
OSEN 기자
발행 2007.06.15 09: 22

최근 주춤하고 있는 LG 트윈스가 포지션 파괴로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최근 선수단이 지친 기색을 보이며 침체에 빠지자 내야수들을 전천후로 기용하며 분위기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시즌 초 공수에서 활약이 컸던 3루수 김상현(27)이 있다.
LG 코칭스태프는 김상현이 최근 26타석 무안타의 극심한 타격 부진에서 헤매자 지난 13일 현대전에는 시즌 처음으로 선발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14일 경기에는 선발 3루수로 출장시켰다가 8회부터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상현으로선 올 시즌 첫 1루수 출장이자 지난해 상무에서 뛸 때 이후 처음 1루를 맡은 것이다.
오랜만에 1루수로 나선 김상현은 수비에서 어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벤치의 뜻에 따르기 위해 열심이었다. 이날은 2안타를 때리며 모처럼 손맛을 봤다.
김 감독은 김상현을 대신해 프로 5년차 박경수와 신인 박용근을 3루수로 자주 기용하며 테스트를 하고 있다. 김상현에게 수비 부담을 덜어주며 공격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원래 2루와 유격수를 주로 맡았던 박경수를 전천후 내야수로 키우기 위한 구상도 포함돼 있다.
박경수는 김상현 대신 3루수로 나선 13일 경기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기는 했지만 전천후 내야수로 자리잡기 위해 분주하다. 여기에 최근에는 신인 내야수 박용근도 경기 후반 대수비나 대타로 기용되며 성장 가능성을 테스트 받고 있다.
유격수 권용관과 2루수 이종렬은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박경수, 박용근 등과 교대되고 있다. 이종렬은 3루를 맡기도 한다. 1루수 최동수를 제외한 내야진 전체가 자리를 옮겨가며 전천후로 활약 가능성을 점검받고 있는 셈이다.
김재박 감독은 최근 내야진의 포지션 변경에 대해 “김상현이 슬럼프로 부진하다. 지쳐있어 휴식을 주기 위해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슬럼프에 빠진 김상현에게 수비 부담을 덜어줘 공격력을 회복하도록 배려하는 한편 다른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이다.
내야진의 전천후화는 김 감독의 선수단 운용 스타일이다. 김 감독은 내야수들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팀 운용에 도움이 된다는 지론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종료 후 LG 감독에 부임했을 때 “전천후 내야수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동계훈련 때부터 전천후 내야수 키우기에 힘을 쏟았다.
명유격수 출신인 김 감독은 현대 시절에도 원래 포수로 입단한 이택근을 내야수를 거쳐 외야수로 자리잡도록 했다. 또 지난 해 아시안게임 때는 1루수 이대호를 3루수로 전환시켜 전력 극대화를 꾀하기도 했다.
최근 11경기에서 4연패를 2번씩이나 당하며 주춤한 김재박 감독의 LG호가 내야진의 전천후화를 통해 재상승의 발판을 마련할 태세다.
sun@osen.co.kr
김상현.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