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자체의 재미도 재미지만 ‘쩐의 전쟁’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돈과 관련된 뒷이야기가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것까지는 좋은데 작품 자체가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으면서 판단과 행동이 너무나 조심스러워져 생긴 해프닝들이다. 제작진의 은근한 돈과의 전쟁, 즉 진짜 ‘쩐의 전쟁’이 드라마 만큼이나 흥미롭다. SBS TV 인기 수목드라마 ‘쩐의 전쟁’ 제작진은 최근 한바탕 돈과 관련된 심각한 고민을 치러야 했다. 드라마 제작사인 이김프러덕션 관계자에 따르면 제작진은 두세 건의 PPL을 어렵게 물리쳤다고 한다. 편당 3000만 원에 이르는 제작지원 조건을 걸고 접근하는 업체를 고심 끝에 거절하고 말았다는 사연이다. 제작 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이라 제작사로서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업체들의 성격이다. ‘쩐의 전쟁’과 우회적으로 연이 닿을 수 있는 업체들, 예를 들면 위스키 브랜드나 리조트 같은 데서 제작 지원을 하겠다는 문의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리조트 PPL의 경우는 남녀 주인공인 박신양과 박진희가 리조트에 놀러 가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이 삽입되는 조건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 PPL은 ‘스토리 전개상 한가롭게 데이트를 즐길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배우들과 현장 스태프의 의견에 따라 재론의 여지도 없이 묵살되고 말았다. 드라마에 따라 붙는 광고 선택도 까다로워졌다. 한창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부업체 광고가 지상파 방송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 그 예다. SBS는 ‘쩐의 전쟁’ 직전 드라마인 ‘마녀유희’를 끝으로 대부업체의 광고를 거부해 ‘쩐의 전쟁’과 관련 지어지는 이미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미 알려진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제작 초기에 5억 원에 이르는 기업형 대부업체의 제작협찬을 거부했던 사례도 있다. 결국 드라마도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쩐의 전쟁’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그 품격도 따져야 할 만큼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