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의 재활과 훈련을 서두르지 않겠다. 무리시키지 않고 다음달 1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에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23명의 태극전사를 이끌고 다음달 7일부터 동남아 4개국에서 공동 개최되는 아시안컵에 출전할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이 이동국(28, 미들스브러)의 재활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베어벡 감독은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아시안컵 대표팀 명단 23명과 예비 명단 7명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동국은 오는 24일쯤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가가 가능하겠다고 판단해 명단에 포함시켰다"며 "하지만 이동국이 첫 경기에 뛸 수 없을 경우 다음 경기에 맞추는 한편 다른 선수들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무리시키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23명의 선수 가운데 심각한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을 경우 다음달 1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 6시간 전까지 부상선수를 예비선수 7명 가운데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달 10일까지는 이동국의 상태를 계속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이어 베어벡 감독은 "이동국이 정말 안되겠다는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 이상 두 번째 경기부터라도 활용이 가능할 경우 명단에서 제외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이동국도 자신의 솔직한 몸상태를 알려주기로 동의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베어벡 감독은 "이동국이 다음주부터 광주 상무에서 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하지만 다음달 11일 첫 경기까지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약간이라도 위험성이 있다면 구태여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어벡 감독은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30, 토튼햄 핫스퍼), 설기현(28, 레딩) 등 경험이 풍부한 해외파 선수들의 공백이 아쉽지만 어린 선수들은 아시안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라며 "지난 47년 동안 한국축구가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네덜란드전을 지켜본 바로는 최소한 4강에 갈 수 있는 멤버를 구성했다.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인도네시아 등 조별리그에서 만날 상대팀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베어벡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나 바레인은 걸프컵까지 계속 지켜봐왔지만 그 이후 감독이 새로 뽑혔고 선수들도 새로 구성될 것"이라며 "상대팀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우리 선수들의 자질과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10주 정도 아시안컵을 대비해 집중 훈련해왔기 때문에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안정환(31, 수원 삼성)을 뽑지 않은 것에 대해 베어벡 감독은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지만 자신의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며 "평판이 좋고 이름값이 있다고 해서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해 안정환이 현재 대표팀에서 뛸 만한 기량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 미드필드진에 이호(22, 제니트)를 넣고 골키퍼에서 김영광(24, 울산 현대)을 제외시킨 것에 대해 베어벡 감독은 "아직까지 이호보다 더 나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찾지 못했다. 경고 누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전에 나설 수 없지만 미드필더로서 활용가치가 크다"며 "김영광도 충분히 대표팀이 들어올 수 있는 선수이지만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골키퍼 3명을 뽑다보니 정성룡(22, 포항)이 들어왔고 김영광이 아쉽게 제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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