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 보스턴 레드삭스와 재계약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커트 실링(41)이 말을 바꿨다. 내년 계약을 보장해주면 당장 계약서에 사인하겠다고 밝혔다. 실링은 16일(한국시간) 보스턴 지역 라디오 방송인 WEEI와 인터뷰에서 "구단이 내년 연봉 1300만 달러만 제시하면 재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스프링트레이닝 당시 "시범경기가 끝나면 재계약 협상은 없다"고 했던 입장을 바꾼 것이다. 실링의 말은 지난해부터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다. 지난 시즌 "2007년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했던 그는 올해 시범경기서는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재계약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한 뒤 이번에 1년 1300만 달러의 조건을 제시하며 보스턴에 남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 하지만 실링은 말을 바꾼 건 아니라고 강변했다. 그는 "구단이 내가 말한 조건을 제시하면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협상이 아니다"며 "시범경기 당시 나는 시즌 중 협상을 의미했다. 1년 1300만 달러의 조건이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것은 기존 입장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나를 잘 모른다. 모든 선수가 최대한 많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건 아니다"며 "나는 1년 계약이면 충분하다"고도 덧붙였다. 협상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받아내겠다는 것이 아닌 자신이 생각하는 액수만 제시하면 군소리 없이 사인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협상이 아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링의 올해 연봉은 1300만 달러. 올 시즌을 끝으로 보스턴과 계약이 만료되는 그는 불혹의 나이를 비웃듯 보스턴 마운드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서는 9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링의 '구애'에 보스턴의 입장은 불변이다.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그때가서 실링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계약을 제시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투수를 찾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피빛투혼'으로 보스턴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된 실링은 올 시즌 6승3패 방어율 3.80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월간 방어율은 3.27(4월) 4.03(5월) 4.26(6월)으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