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호르몬' 맞은 급성장주들, 두산 1위 원동력
OSEN 기자
발행 2007.06.18 09: 12

두산 1위의 비결은 성장주들에 있다. 지난 2월 말 두산의 스프링캠프 훈련구장인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 그라운드에 따사로운 봄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을 물끄러미 지켜보더니 "올해는 누가 클까"라며 흥미로운 얼굴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매년 한 명씩 새로운 선수들이 나와서 팀에 큰 힘이 돼 주었다"며 현대에서 방출한 날쌘돌이 이종욱과 내야수 고영민을 예로 들었다. 2006시즌을 기점으로 두 선수가 주전으로 자리잡아 팀 전력에 큰 힘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올해 새로운 깜짝 성장주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한 것이다. 특히 두산은 토종 에이스 박명환이 LG로 이적하고 유격수 손시헌의 군입대 등 전력 누수로 인해 우려섞인 시선을 받고 있었다. 김 감독은 "전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올해가 아니더라도 내년을 위해서는 반드시 새 얼굴을 발굴해야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 두산의 성장주들의 장세는 어떨까. 김 감독의 기대를 웃돌아 깜짝 성장주들이 수두룩하게 나타났다. 실제로 현재 두산이 꼴찌에서 1위에 올라 고공행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타선에서는 최준석 이대수 김현수, 마운드에서는 신인 임태훈과 이승학 김승회 등이 주인공들이다. 지난해 롯데에서 이적한 최준석은 타율은 2할5푼5리에 불과하지만 8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3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중요한 찬스에서 한 방씩 터지는 옥탄가 높은 타격을 하고 있다. 올해 시즌 도중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대수 역시 3할타율과 유격수 수비로 공수에 걸쳐 인상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2년차 외야수 김현수도 타율 2할9푼를 기록하는 등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고졸 신인투수 임태훈은 신인왕 후보에 오를 정도로 강력한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31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73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승회는 미들맨으로 활약하다 선발투수로 자리잡고 힘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 국내 복귀파 이승학도 미들맨으로 등판,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0을 마크하고 있다. 6년 통산 20경기에 출전했던 김상현(27)과 소방수 정재훈과 동명이인인 대졸 2년차 정재훈(26) 등도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같은 신예들이 성장은 김경문 감독의 노력의 산물이다. 김 감독은 가능성 있는 성장주라는 판단이 들면 마음껏 누빌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해준다. 믿음을 보여주고 웬만해서는 바꾸지 않고 뚝심있게 기용한다. "물론 고비를 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성장으로 보답한다"는 게 김경문 감독의 철학이다. 성장 호르몬은 다른 것이 아니다. 신뢰와 기회의 장이다. 믿고 꾸준히 기용해주면 무럭 무럭 큰다는 점을 김경문 감독이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두산은 성장주들의 급등과 함께 요즘 장세는 연일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sunny@osen.co.kr 끝내기 안타를 치고 축하를 받는 최준석-타석에서 안타도 기록한 임태훈(아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