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락티코 정책' 종말 고한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
OSEN 기자
발행 2007.06.19 08: 09

4년 만에 프리메라리가 우승컵을 들어올린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와 치열한 접전끝에 들어올린 우승컵은 레알 마드리드에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시사했다. 바로 자신들이 철통같이 믿고 있던 '갈락티코 정책' 이 잘못되었음을 알려준 것이다. 갈락티코 정책. 갈락티코는 스페인어로 은하를 뜻한다. 말 그대로 레알 마드리드를 별(스타)들로 가득 채우겠다는 것이었다. 전 세계의 수퍼 스타들을 영입해 팀 성적은 물론 최고의 마케팅 효과까지 내겠다는 것이 레알 마드리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갈락티코 정책의 핵심이었다. 이를 위해 레알 마드리드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루이스 피구, 지네딘 지단, 데이빗 베컴, 호나우두, 마이클 오웬 등을 사들였다. 이 결과 레알 마드리드는 매출 면에서 급격한 신장을 기록하며 성공을 달리는 듯했다. 지난 2005~2006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총 3억 7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성적 면에서는 그리 신통치 못했다. 2000~2001, 2002~2003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과 2001~2002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기는 했지만 그 후에는 이렇다 할 우승 기록이 없었다. 이는 너무 선수들 이름값에만 의존한 영입으로 인해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고 선수들간 자존심 대결로 인해 조직력이 붕괴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 이사회는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우승 청부사 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영입했고 그에게 모든 권한을 내주었다. 이사회의 이러한 결정은 이름값에만 의존한 갈락티코 정책이 그 한계의 다다랐음을 시인하는 것이었다. 전권을 위임받은 카펠로 감독은 이름값보다는 몸상태가 좋은 선수들을 중용했고 팀 내 '이기심' 과 '과도한 자존심' 이라는 단어를 없애 나갔다. 비록 초반 어려움이 있었지만 카펠로 감독의 노력은 후반기 들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레알 마드리드도 다른 클럽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우승의 발판이 된 바르셀로나와 가진 두 번 맞대결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1승 1무를 기록했다. 상대 전적에서 우위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우승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FC 바르셀로나와 승점 76점으로 동률을 이루었으나 상대 전적에서 앞서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전 홈에서 바르셀로나에게 0-3으로 패배하며 호나우디뉴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던 것을 기억하면 엄청난 변화임에 틀림없다. 축구는 이름값이 아닌 선수들의 발로 한다는 진리를 비싼 값을 치르고 뼈저리게 체험한 레알 마드리드. 허무맹랑한 갈락티코 정책을 버리고 합리적인 선수 영입과 노력으로 일군 그들의 우승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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