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패는 드물지만 역전승도 전무하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가 또다시 지긋지긋한 징크스 탈출에 실패했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제107회 US오픈에서 우즈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애런 배들리(호주)에 2타차로 뒤진해 마지막 라운드에 돌입했다.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배들리는 1번홀부터 트리플보기를 범하는 등 우즈의 위용에 눌려 10오버파의 난조를 보이며 제풀에 주저앉았다. 그러나 복병이 등장했다. 2라운드에서 단독선두로 나섰다 3라운드에서 6타를 잃는 바람에 우즈보다 앞서 경기를 펼친 카브레라가 마지막날 1타를 줄이며 5오버파 285로 우승컵에 입맞춤한 것. 우즈는 퓨릭과 함께 끝내 1타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4월에 열린 마스터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우즈는 3라운드 선두 스튜어트 애플비(호주)에 불과 1타 뒤진 채 챔피언조에서 경기에 나섰으나 아이오와 출신의 무명 잭 존슨에게 2타 뒤져 레티프 구센, 로리 사바티니(이상 남아공)와 함께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우즈가 3라운드까지 선두에 나서지 못한 메이저 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어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려 29번이나 역전극을 연출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뒷심 좋기로 유명한 우즈지만 이번에도 징크스 탈출에 또다시 실패하며 US오픈 3번째 정상 등극이 좌절됐다.
이번 준우승으로 US오픈에서 '톱3' 입상 기록을 5차례로 늘렸다. 그러나 우즈에게 우승 이외의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우즈에게 생긴 또다른 징크스는 파72가 아닌 골프장에 치른 메이저 대회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통산 12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 가운데 10번을 파72로 세팅된 골프장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US오픈이 열린 오크몬트 골프장은 파70이었다.
이제 올 시즌 메이저 대회는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브리티시오픈과 2연패를 노리는 PGA 챔피언십만이 남았다.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정상에 오른 이후 1998년, 2003년, 2004년을 제외하고 매년 메이저 대회에서 최소 1승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2000년에는 마스터스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대회를 석권하기도 했다.
'골프황제' 우즈가 언제나 징크스를 털어내고 메이저 대회에서 역전우승의 일궈낼지 지켜보는 것도 새로운 흥미거리로 등장했다.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