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오랜 시간을 같이 살면 서로 닮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배우와 연출자 사이도? 물론 그럴 리는 없다. 그런데 꼭 그런 것처럼 닮은 배우와 연출자가 있어 화제다. SBS TV 인기수목드라마 ‘쩐의 전쟁’의 연출자인 장태유 PD와 배우 박신양이 주인공이다. 둘은 언뜻 보면 “형제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닮아 있다. 드라마 방송 직전, 선글라스를 낀 두 사람의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고 있는 한 저축은행에서 찍은 둘의 사진은 키만 약간 달랐을 뿐, 외모는 물론 차림새까지 비슷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지난 6월 15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렸던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나란히 앉은 둘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또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정면보다는 측면이 더욱 닮은 둘은 기자 간담회가 진행되는 내내 귀엣말을 주고받는가 하면 서로를 아낌없이 칭찬하는 모습까지 보여 단순히 닮은 꼴을 넘어 진한 우정까지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측면 각도에서 찍은 동영상은 둘의 닮은꼴을 더욱 명확히 확인시켜 준다. ‘연기 9단’으로 공인된 박신양이지만 촬영 현장에는 항상 연기선생(액팅디렉터)을 대동하고 다닌다. 좀더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장태유 PD와 박신양의 모습은 마치 ‘인터뷰디렉터’를 보는 듯 했다. 박신양은 민감한 대답 하나하나를 장 PD와 의논했고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장태유 PD와 박신양의 운명은 어쩌면 미리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SBS 드라마국 PD들에 따르면 장 PD의 평소 별명이 ‘SBS의 박신양’이었다고 한다. 박신양을 만나기 전부터 있었던 이야기다.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장태유 PD는 사석에서 이런 농담도 했다고 한다. “피치 못할 경우라면 박신양 씨 뒷모습 몇 컷 정도는 내가 대역할 수 있다”고. 그래서 그런지 둘의 호흡도 ‘척척’이다. 박신양은 워낙 연기 철학이 뚜렷해 연출자와 여차하면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있지만 장 PD와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장 PD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공식적으로 박신양을 ‘선배’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둘의 ‘형제 같은’ 호흡은 필연적이라 할 정도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