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시장은 '명품관' 생산자는 '영세업자'
OSEN 기자
발행 2007.06.19 09: 46

최근 한국영화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반면 한국의 영화시장은 할리우드 제작사의 집중 공략대상이 될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 5월부터 시작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습은 7월까지 계속된다. ‘스파이더맨3’이 포문을 열었고,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슈렉3’이 뒤를 이었다. 세 편 모두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아들’ ‘밀양’ ‘황진이’ 등 한국영화를 압도했다. 또 ‘흥행영화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할리우드 흥행술사’ 마이클 베이가 메가폰을 잡은 ‘트랜스포머’, 이미 소설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해리포터-불사조 기사단’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들이 제작규모에서 한국영화를 압도하는 것은 먼 과거부터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최근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한국의 영화시장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슈렉3’의 제작자와 감독, 피오나 공주 역을 맡은 톱스타 카메론 디아즈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특히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트랜스포머’는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하는 등 한국의 영화시장의 위상이 크게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의 권위지 는 한국을 ‘아시아의 영화와 음악 중심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할리우드 제작사들의 한국 영화시장에 대한 관심은 한국영화의 가능성과 동시에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은 ‘한류’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는 최근 비록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지만 각종 해외 유수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을 전하며 아시아 영화의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아시아를 강타한 한류는 한국의 문화콘텐츠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인 셈이다. 그런 한국 영화시장이 할리우드 제작사의 구미를 당기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한국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이라는 계산인 것이다. 한국의 영화시장이 할리우드 제작사의 집중공략 대상이 되고 있지만 여기에 맞설 한국영화의 힘은 아직 미비하다. ‘밀양’ ‘황진이’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무릎을 꿇었고, 개봉을 앞둔 영화들도 과연 블록버스터의 공세를 이겨낼지 의문이다.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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