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제작편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선 기대작들도 흥행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위기의 한국영화를 다시 부활시킬 한국영화는 과연 무엇일까? 영화관계자들 사이에는 한국영화의 부활을 위해 흥행대박의 한국영화 1편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과 같은 천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는 한편의 영화가 나온다면 위축된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영화 ‘아들’이 ‘스파이더맨3’에 무릎을 꿇었고, 이창동 감독의 복귀작이자 전도연 송강호 주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밀양’은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같은 날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에 크게 뒤졌다. 100억 원의 제작비와 북한에서의 촬영으로 기대가 컸던 ‘황진이’도 녹색괴물(‘슈렉3’)에게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줬다. 여전히 ‘트랜스포머’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등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한국영화도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되찾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의 신작 ‘무림여대생’과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광주 시민들의 삶에 포커스를 맞춘 ‘화려한 휴가’, 4년간의 제작 기간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디 워’가 바로 그것이다. 7월 개봉 예정인 ‘무림여대생’은 사랑을 찾아 가문을 버린 소휘(신민아 분)와 그녀를 첫눈에 반하게 한 아이스하키 선수 준모(유건 분),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하는 일영(온주완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무림여대생’은 개봉 전 일본 중국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에서 판권을 구매해 관심이 고조돼 있다. 한국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휴가’(7월 26일 개봉)는 올해 한국영화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여 1980년 광주 금난로를 완벽하게 재현했고,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이준기를 비롯해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이 가세해 힘을 싣고 있다. 게다가 지금껏 1980년 광주를 다뤘던 작품들과 달리 ‘화려한 휴가’는 당시 광주에 살았던 시민들의 시선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4년이라는 제작기간 동안 3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디 워’(8월 2일 국내개봉)도 한국영화 부활에 도전한다. LA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의문의 대형 참사를 통해 이무기의 전설이 현실이 되고 거대한 전쟁이 벌어진다는 내용이다. 특히 ‘디 워’는 8월 말 미국에서 1500개 상영관에서 개봉할 예정이어서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과연 얼마나 흥행성적을 올릴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밀양’도, ‘황진이’도 하지 못한 한국영화의 부활을 ‘무림여대생’과 ‘화려한 휴가’, 그리고 ‘디 워’가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