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색은 그 느낌의 강렬함으로 인해 ‘정열’ ‘흥분’ ‘유혹’ ‘욕정’ 등을 상징한다. 더군다나 아리따운 여인이 이런 색깔의 드레스를 걸친다면? 그 고혹적인 아름다움으로 눈이 어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유혹의 빨간 드레스가 안방에 넘쳐나고 있다. 근래 등장한 빨간 드레스 중에는 SBS TV 월화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서 김희애가 입은 위험한 드레스가 손꼽힌다. 연기 인생 처음으로 도발적이고 팜므파탈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김희애는 ‘내 남자의 여자’ 초반부에 선홍빛 드레스 자락을 휘날리며 절친한 고교 동창생의 남편을 유혹했다. 동창생 지수(배종옥 분)가 마련한 바비큐 파티에 초대받은 김희애는 집안으로 들어간 지수 남편 준표(김상중 분)를 따라가 대담한 애정행각을 펼치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화영이라는 극중 인물에 흠뻑 빠져들었고 급기야 화영의 행각을 맹렬히 비난하며 극과 실제를 혼돈하는 사례까지 생겼다. SBS TV 주말 특별기획 ‘불량커플’에도 빨간 드레스가 등장한다. 이 드라마에는 ‘불량’이라는 제목답게 ‘새빨간 유혹’이 둘씩이나 등장한다. 하나는 대한민국 최고 유전자 최기찬(류수영 분)을 유혹하기 위해 김당자(신은경 분)가 걸친 옷이다. 결혼은 싫고 아이는 갖고 싶은 당자는 호숫가에서 자료채집 중이던 기찬을 고혹적인 빨간 드레스 차림으로 유혹하러 나섰다가 호수에 풍덩 빠지고 만다. 물에 젖은 빨간 드레스는 유혹의 절정이었다. ‘불량커플’에 함께 등장하는 채민서도 붉은 색 미니드레스로 유부남 박상민을 유혹하는 인물이다. 병원 동료인 박상민과 채민서는 조강지처 최정윤을 배반하고 둘만의 욕정을 채우는 사이다. 드라마 포스터 촬영에서 채민서는 각선미가 훤히 드러나는 빨간 미니드레스를 입고 테이블 아래로 다리를 뻗어 상대남 박상민을 유혹하는 장면을 찍었다. 케이블 TV에서도 매혹의 드레스는 등장한다. OCN TV 무비 ‘키드갱’에서는 최근 서영이라는 신인배우가 출연해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거봉(손창민 분) 일당을 갈라놓으라는 밀명을 받은 배우 지망생 서영은 기억상실로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진한 홍구(이종수 분)를 유혹의 대상으로 삼았다. 거봉 일당을 제거하려는 조표기(임호 분)의 사주를 받은 서영은 한 때 ‘술홍’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술만 먹으면 잔인한 폭력성을 드러냈던 홍구에게 술을 먹이기 위해 야유회를 계획한다. 야외에서 바비큐를 구워 먹으며 여유로운 나들이를 즐기는 장면에서 서영은 빨간 드레스로 매혹적인 자태를 뽐냈다고 한다. 등이 시원하게 파이고 타이트한 실크 소재의 드레스가 육감적인 몸매가 더욱 돋보이게 했다고 하는데 이 장면은 아직 전파를 타지 않았다(22일 방송). 이처럼 드라마에서 빨간 드레스가 자주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극의 강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도 된다. 스토리의 구성 방식도 은근한 유혹에서 적극적이고 노골적인 유혹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자칫 넘쳐나는 ‘빨간 드레스’로 선정적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100c@osen.co.kr 위에서부터 ‘불량커플’의 채민서, 신은경. 맨 아래 사진은 김희애와 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