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배역하나 잘 맡으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 우선 CF 모델로서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고 차기 작품 섭외도 물밑 듯이 밀려올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다. 한번 빠지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는 라디오 DJ로 가는 길 말이다. SBS 라디오(103.5Mhz)에서 DJ로 활동 중인 김정난과 지현우가 비슷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라디오 DJ와 관련된 캐릭터를 연기한 인연으로 현재 라디오 DJ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과 반대 되는 경우로 노홍철도 있다. 김정난은 2005년 초 개봉된 영화 ‘키다리 아저씨’에서 라디오 DJ를 맡은 바 있다. 하지원과 연정훈이 주연한 이 영화에서 ‘사랑하기 좋은 날’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DJ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영화 ‘키다리 아저씨’는 라디오 방송국을 배경으로 방송작가 영미(하지원 분)와 자료실 직원 준호(연정훈 분)가 펼치는 애틋한 사랑을 그렸다. 이 영화에서 DJ 역을 맡았던 김정난은 현재는 SBS 라디오 ‘김정난의 라디오시티’(연출 고민석, 허금옥)를 진행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을 것 같지만 결정적 인연이 있다. 영화에서 김정난은 실제 DJ 못지 않은 진행 솜씨를 선보였는데 마침 그녀와 안면이 있던 SBS 라디오 고민석 PD가 이 영화를 인상 깊게 보고 올 봄 개편 때 그녀를 진행자로 발탁했다. 지현우도 마찬가지다. 지현우는 KBS 2TV 일일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라디오 PD 역을 맡았다. 당시 만들어진 ‘지 PD’는 지현우의 애칭이 될 정도였다. 이후 지 PD는 어떻게 됐을까. SBS 라디오에서 ‘지현우의 기쁜 우리 젊은 날’(연출 이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지현우의 라디오 DJ 발탁에도 ‘올드미스 다이어리’ 출연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이승훈 PD는 올 봄 라디오 개편과 관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거꾸로 라디오에서 DJ를 맡은 인연으로 영화에서 DJ 역으로 캐스팅 된 경우도 있다. 노홍철은 작년 말까지 SBS 라디오에서 ‘노홍철의 기쁜 우리 젊은 날’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인연으로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에서 DJ로 출연했다. 돈과 기회를 만들어 주는 캐릭터, 그래서 배우들은 그토록 캐릭터 선정에 골몰하고 있는가 보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