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이종범(37)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종범은 19일 올해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자의반 타의반이다. 이종범은 앞으로 한 달 동안 재활군에서 컨디션 조절을 한다. 그동안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려온 만큼 심신을 재정비하고 명예회복을 노리게 된다.
그런데 이종범의 은퇴를 포함한 향후 거취에 관련해 서정환 감독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19일 광주 한화전에 앞서 서 감독은 "이종범은 슈퍼스타다. 마지막으로 명예 회복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싶었다"며 1군 엔트리 제외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서 감독은 "이종범이 재활군에서 한 달 간 재충전 기간을 거쳐 돌아와서 명예 회복을 노릴 것이다. 그때 잘하든 못하든 다음 문제(은퇴 여부)는 이종범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 감독과 이종범은 지난 18일 저녁 만났다. 이종범은 개편된 코칭스태프 회식 자리에 주장 자격으로 나왔다. 두 사람은 자리를 옮겨 거취 문제를 놓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서 감독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이종범은 "한 달 후에 복귀한 뒤 해보고 나서 (거취 문제를)결정하겠다"고 속내를 내비쳤다고 한다.
이종범은 올 시즌을 끝으로 KIA와 2년간 FA 계약이 만료된다. KIA 측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재계약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범도 다른 팀에서 선수생활을 연장할 수도 있지만 그대로 명예롭게 유니폼을 벗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서 감독은 이종범의 1군 제외와 관련해 상당한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시즌 개막과 함께 여기저기서 이종범의 출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다. 나중에는 내가 오기가 생겼다. 종범이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스타다. 더 이상 추해지면 안되겠다 싶어서 면담을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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