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팀이다. 주력 선수들이 잇단 부상으로 빠져도 백업들이 구멍을 메우며 더 잘나간다. 현대 유니콘스가 투타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에도 흔들리지 않고 잘나가고 있다. 백업요원들이 빈 자리를 훌륭하게 메워주며 20일 현재 4위까지 차고 올라왔다. 선두를 달리던 강팀 두산마저 연파하며 전구단을 상대로 고른 활약으로 잘나가고 있다. 최근 현대는 주전, 비주전 가릴 것 없이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단결력'을 발휘, 호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기존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면서 똘똘 뭉치게 했다는 분석이다. '믿음의 야구'로 선수들을 이끌며 실력 발휘를 유도하고 있는 김시진 감독은 "팀의 주축선수였던 이숭용, 캘러웨이의 부상이 팀 전력 약화를 불러왔으나 오히려 기존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특히 개막 이후 줄곧 부진했던 브룸바의 부상이 수비가 가능해 질 정도로 호전되면서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해졌고 곧바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부상 전 리딩히터를 달리던 주포 이숭용이 빠진 자리를 거포 브룸바가 맹타로 메워주면서 공격력이 더 강화됐다. 최근에는 이택근이 옆구리 통증으로 빠졌지만 유한준 조중근 오윤 등 후보 요원들이 훌륭하게 빈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여기에 김동수 전준호 송지만 정성훈 등 주력 선수들과 올 시즌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키스톤 콤비인 김일경과 지석훈이 기대 이상으로 분발하면서 현대는 더욱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 정민태에 이어 에이스로 활약이 컸던 외국인 우완 투수 캘러웨이가 팔꿈치 통증으로 빠졌지만 황두성 김성태 등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그리고 조용훈 이현승 노환수 등 중간 투수들이 작년보다 안정된 투구를 보이고 있고 팔꿈치 통증으로 주춤한 작년 마무리 박준수를 대신해 마무리를 맡고 있는 송신영이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투수력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년 간 부진했던 왕년의 에이스인 우완 김수경이 연승 행진으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선발진의 중심을 잡고 있다. 지난해 12승을 올렸던 좌완 장원삼이 승운이 따르지 않고 최근 체력이 달려 주춤하고 있지만 곧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현대는 투타의 핵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상병동'으로 불리울만 상황이지만 전력은 더욱 알차져 강호들을 떨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도깨비팀'이 따로 없다. 현대가 최근 호성적으로 4강까지 오르는 데 가장 큰 힘은 타선의 집중력과 마운드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는 황두성 조용훈 이현승 노환수 김성태와 박준수를 대신해 마무리로 나서고 있는 송신영의 호투에 있다. 현대는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말처럼 '잇몸들'의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올 프로야구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