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교차' 현대-KIA, 브룸바와 서튼의 차이
OSEN 기자
발행 2007.06.21 09: 22

현대와 KIA의 희비 교차. 원인은 '팀 플랜'.
현대가 또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있다.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급상승세로 4위(31승 29패)까지 치고 올라갔다. 조중근 외엔 전력 수혈이 없던 상황에서 투타 간판 이숭용-캘러웨이 없이 이뤄낸 성과라 더욱 경이롭다.
반면 KIA는 압도적(?) 꼴찌(24승 38패 1무)를 굳혀가고 있다. 5월 이후 몰락 과정을 살펴보면 '몸에 좋다는 약은 다 쓰고 있는' KIA의 형국이다. 일단 용병 두 명이 모조리 교체됐다. 특히 최희섭을 해외파 최고대우로 '모셔'오며 검증된 용병 좌타자 서튼을 퇴출시켰다. 또 에서튼을 내치고, 메이저리그 출신 셋업맨 펠릭스 로드리게스를 데려왔다.
그러나 두 명의 메이저리거가 오히려 KIA의 팀 플랜을 망쳐놨다. 최희섭은 오자마자 갈비뼈 부상으로 누워버렸고 여기서 타선의 짜임새가 깨져버렸다. 좌익수로 전향시켰던 장성호야 1루로 돌리면 된다지만 서튼의 조기 퇴출은 득점력 저하로 직결됐다.
반면 김시진 현대 감독은 "아킬레스가 정상이 아닌데 뛰어주는 것만도 고맙다"며 시즌 초반 헤매던 브룸바를 전폭적으로 신뢰했다. "우리 형편에..."란 말로 2004년만 못하다는 브룸바를 끝까지 안고 갈 방침을 확고히 했다. 그리고 브룸바는 최근 5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홈런 랭킹 1위(17개)로 솟아올랐다.
또 김 감독은 5월 한때 8연패에 빠졌을 때조차도 선발진을 비롯해 일체의 마운드 보직 변화를 주지 않았다. 명 투수코치 출신다운 '내공'을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이에 비해 '최희섭을 용병급'이라 여긴 KIA는 역대 프로야구에 온 용병 중 경력만 치면 가장 화려하다는 로드리게스를 데려왔다. 그러나 문제는 로드리게스가 선발용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KIA는 로드리게스-한기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 구축을 염두에 뒀을지 모르지만 선발이 대책없이 무너지는 판인지라 마운드 플랜마저 망가졌다. 신용운 한 명만 선발로 돌려서 될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김진우는 아직 제구가 안된다.
서정환 감독은 시즌 전 KIA의 강점을 마운드라 봤는데 진단부터 빗나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제 더 이상 KIA가 손 쓸 옵션마저 마땅치 않다는 부분이다. 최희섭에게 15억 원 이상을 쓴 터라 모그룹에 서재응(탬파베이) 얘기를 꺼내기도 민망하다. 일시적 각성 효과를 노리는 빈번한 선수 교체에 팀 플랜은 방향성을 상실했다. 코치 전면 물갈이란 특단의 조치를 취했으나 아직도 KIA는 5연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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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룸바-서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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