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지난 겨울 대대적인 투수진 보강 작업을 벌였다. FA 시장에 나온 특급 우완 선발 박명환(30)을 영입한 데 이어 삼성에서 검증받은 용병 우완 하리칼라(36)와 계약했다. 지난해 시즌 중이던 5월 계약, 올 시즌 공식 복귀한 좌완 봉중근(27)까지 3명의 특급 투수들을 보강했다. 그리고 롯데 감독을 지냈고 2002년 LG 코치로 활약했던 양상문(46) 투수코치를 다시 영입했다. 그 결과 LG 투수진은 지난해보다는 많이 좋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일단 박명환이 에이스 노릇을 해주며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마무리 우규민을 비롯한 불펜진도 '이기는 조'를 완성하며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유일한 4점대 방어율(4.22)로 최하위였던 팀방어율은 올해도 현재까지 4.38로 KIA 보다도 1리가 높은 채 꼴찌에 머물고 있다. 비록 방어율은 지난해보다 높지만 틀이 잡힌 마운드 운용으로 성적은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며 중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그래도 최근에는 부진했던 선발 투수들인 하리칼라와 봉중근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하리칼라는 최근 2경기서 칼날 제구력을 보이며 삼성 시절의 면모를 되찾았고 봉중근도 2군에서 구위를 점검한 뒤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이들이 최근 경기서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데는 양상문 코치의 지도가 큰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양 코치는 둘에게 예전 좋았을 때의 비디오를 통해 투구 폼에 약간의 수정을 가했다. 코치들의 지도에 웬만해서는 말을 안듣는 용병 투수인 하리칼라에게는 삼성 시절 잘나갈 때의 비디오를 함께 분석하며 투구폼을 체크했다. 팔의 각도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했다. 이어 봉중근은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의 비디오테이프를 구해 함께 교정작업에 들어갔다. 봉중근은 시즌 초반 좋았을 때는 애틀랜타 때처럼 팔 각도가 높았으나 부진할 때는 사이드암식으로 팔이 처지는 문제점이 발견됐고 팔을 올리는 투구 폼으로 수정했다. 덕분에 볼이 낮게 제구되고 체인지업의 각도가 예리해졌다. 이처럼 양상문 코치는 선수들과 꾸준하게 대화를 나누는 한편 비디오 분석을 통해 투구 폼 및 상대 타자들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실시해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양 코치는 매일 경기 시작 40분 전에 비디오실에서 투수진 미팅을 갖고 게임 플랜을 짠다. 선수시절 제구력이 좋은 좌완 투수로서 명성을 날린 데 이어 '학구파 지도자'로 인정을 받고 있는 양상문 코치가 '비디오 특강'을 통해 엉망이었던 LG 투수진을 안정화시켜가고 있다. 투수층이 얇아 살얼음판 마운드 운용을 하고 있는 LG에서 양상문 코치가 올 시즌 어떤 작품을 빚어낼지 궁금하다. sun@osen.co.kr 양상문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봉중근을 강판시키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