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4번 타자는 괴로워'
OSEN 기자
발행 2007.06.22 13: 03

"이러다가 저도 승화처럼 병원 신세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1일 SK전이 비로 연기되기에 앞서 만난 롯데 이대호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은 이대호의 25번째 생일이었지만 기뻐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쩌면 이대호의 그늘진 얼굴은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타율 3할4푼2리(196타수 67안타) 16홈런 41타점으로 최근 부진한 팀 타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어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현재 16개의 고의 4구를 얻은 이대호는 자신을 받쳐 줄 든든한 파트너가 없다보니 상대 투수들은 '이대호만 걸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와의 정면 승부를 피하게 되는 것이다. '엎친 데 격친 격'으로 몸 상태도 좋은 편이 아니다. 현재 이대호는 피로 누적으로 인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는 타율 2할3푼5리(17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으로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대호는 20일 사직 SK전에 올 시즌 두 번째로 지명타자를 맡았다. 이날 이대호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팀은 전날에 이어 0-9로 영봉패의 수모를 당해야 했다. 3할대의 타율을 마크하며 맹타를 과시하던 이승화도 손등 골절로 인해 2개월 가량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롯데로서는 이대호의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대호는 팀이 진 날엔 "제가 못 쳐서 우리 팀이 졌어요"라며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만큼 4번 타자로서 책임감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대호가 수많은 짐을 떨쳐내고 예전처럼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사직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 것이라 롯데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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