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각본을 짜놓고 운영을 하는 것 같다. 현대와 롯데가 올해 프로야구 '흥행몰이의 나침반' 노릇을 해주고 있다. 홈원정 가릴 것 없이 팬들이 많은 롯데는 원정에서 더 좋은 성적으로 관중몰이에 나서고 있고 현대는 팬은 많지 않지만 잘나가는 팀들의 발목을 잡으며 '성적 평준화'를 이루게 하고 있다. 현대 때문에 올 시즌은 현재까지도 치열한 순위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자고나면 순위가 바뀌는 데 현대가 일등공신이다. 롯데는 오르락 내리락하는 성적으로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며 더욱 야구장을 찾게 만들고 있다. 홈에서 뺨맞고 원정에서 분풀이를 하며 팬들을 붙잡아놓고 있다. ▲현대, '독주는 싫어, 롯데는 떨어지지마' 현대는 올 시즌 '선두팀 킬러'로 악명(?)을 높이고 있다. 일단 2년 연속 챔프인 강팀 삼성을 일방적으로 눌러 흥행 판도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올 시즌 삼성전에서는 8승 3패로 압도적이다. 삼성이 잘 나갈 만하면 현대가 발목을 잡고 주저앉혔다.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와 두산도 현대를 만나 고전했다. 팀간 전적에서는 SK가 5승 4패, 두산이 4승 4패로 막상막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발목이 잡혔다. 선두에서 치고나갈 시점에 현대를 만나 연패를 당했다. 주초 두산이 현대전서 2연패를 당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두산은 SK를 제치고 선두에 올라 치고 나가려했으나 현대에게 그만 연패를 당하며 2위로 떨어졌다. 또 현대는 팬들을 몰고 다니는 롯데에게 '원기소' 구실을 해주고 있다. 롯데와의 홈 개막 3연전을 모두 내줘 롯데가 부산 홈에 돌아갔을 때 만원관중을 이루는 데 기폭제가 됐다. 롯데가 주초 SK전서 이틀 연속 영봉패를 당하며 주춤했으나 22일 수원 원정에서는 대승(13-4)으로 다시 살아나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도 현대였다. 물론 현대가 사직구장에서는 3연승을 거두는 등 롯데에 강세를 보여 롯데를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현대는 삼성에게는 압도적 강세이고 한화에게만 3승 5패로 약간 열세일 뿐 다른 팀들과는 대등한 팀간 전적을 보이고 있다. ▲롯데, 우리는 '원정 오뚝이' 롯데는 올 시즌 쓰러질 듯하다가도 다시 일어나 팬들을 울고 울린다. 가장 많은 열성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롯데는 올 시즌 홈 사직구장에서는 저조한 승률로 홈팬들을 실망시키고 있지만 원정만 나오면 펄펄 난다. 덕분에 홈에 다시 갈 때는 좋은 성적을 내고 들어가니 홈팬들이 또다시 응원의 발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홈이든 원정이든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는 롯데는 올 시즌 유난히 사직 홈에서 힘을 못쓰고 있다. 올해 사직 홈경기에서 8승 17패로 저조하다. 특히 한화와 현대에게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에게는 홈 싹쓸이를 두 차례나 당하는 등 사직 11연패를 기록 중이며 최근에도 홈경기 4연패에 빠졌다. 현대에게는 홈 3연패중이다. 마산 홈경기에서 4승 1패로 강세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반면 원정에서는 16승 2무 14패로 5할 승률이 넘는다. 덕분에 팬들의 관심을 붙잡아놓고 있다. 현재 순위는 비록 7위로 처져있지만 상위권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대반전을 기대케한다. 지난해에는 사직 홈구장에서 29승 25패 2무로 승률이 좋았는데 올해는 반대로 가고 있다. 올해는 집밖에서 승리를 더 많이 거두며 버티고 있는 롯데다. 올 시즌 프로야구판을 점점 흥미롭게 만들고 있는 현대와 롯데의 행보이다. sun@osen.co.kr 지난 22일 현대-롯데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