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풍요 속의 빈곤'이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올 시즌 최고의 거포 듀오로 평가받고 있는 김태균과 제이콥 크루즈를 보유했으나 그다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5위 안에 랭크된 거포를 두 명이나 보유하면서도 못마땅하다면 타팀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배팅케이지에서 타격 훈련 중인 선수들을 지켜 보고 있던 김인식 감독에게 김태균과 크루즈를 데리고 있어 든든하겠다고 묻자 "딴 애들이 못 치는데 좋긴..."이라며 대뜸 다른 타자들의 부진을 지적했다. 주전 선수 중 이들을 제외하고 김민재가 타율 2할7푼3리(194타수 53안타) 2홈런으로 제 몫을 하고 있을 뿐 나머지 주전급 선수들은 2할5푼 이하의 타율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크루즈-김태균과 함께 한화의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고 있는 이범호는 올 시즌 타율 2할2푼9리(192타수 44안타) 12홈런 30타점 30득점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적어도 타율 2할8푼대는 해줘야 할 선수가 2할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으니 감독으로서는 속이 타지 않을 수 없다. 또 이영우(타율 2할4푼3리, 51안타 19타점 22득점) 조원우(타율 2할2푼7리, 34안타 2홈런 13타점 21득점)도 명성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들고 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정상을 눈앞에 두고 삼성에 우승컵을 내줘야 했던 한화가 올 시즌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서는 김태균과 크루즈를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한화의 '다이나마이트 타선'이 언제쯤 제 모습을 찾아 김 감독을 흡족하게 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김태균-크루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