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 김태균-크루즈, 상대 견제에 '희비 교차'
OSEN 기자
발행 2007.06.25 08: 41

상대 투수들은 죽을 맛이다. 한 명을 견제하면 다른 한 명이 터진다. 한화 타선의 핵인 외국인 좌타 해결사 크루즈(34)와 우타 거포 김태균(25)이 상대 투수들의 심한 견제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화 타선의 3, 4번 중심타자들인 이들은 한 명이 홈런포를 가동하면 한 명은 침묵을 하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월초 홈런포를 펑펑 날리며 파죽지세였던 크루즈는 최근 고개 숙인 방망이가 돼가고 있는 반면 6월초 침묵하던 김태균은 최근 다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크루즈는 지난 14일 SK전서 시즌 16호를 쏘아올리며 홈런 더비 단독 1위에 오른 뒤 7게임 연속 무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상대 투수들이 크루즈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고 피해나가기 때문이다. 크루즈는 6월 들어 14일까지 홈런 5개를 몰아친 뒤 이후에는 침묵하고 있다. 현재 홈런과 타점 모두 김태균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다. 이에 반해 6월 초반 상대 투수들의 집중견제로 답답한 무홈런 행진을 펼치던 김태균은 15일부터 홈런포를 재가동할 수 있었다. 24일 삼성전까지 6월 후반에 4개의 홈런을 추가, 시즌 17호로 현대 브룸바와 함께 홈런레이스 공동 선두로 나섰다. 타점도 크루즈를 제치고 58개로 단독 선두. 14일을 분기점으로 상대 투수들의 견제 대상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한화를 만나면 상대 투수들이 이날부터 크루즈에게는 더 심한 견제를 하며 피해나간 반면 김태균과는 어쩔 수 없이 대결을 하다가 혼이 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전까지는 김태균이 견제 대상이었다. 둘을 한꺼번에 피할 수 없는 상대 투수들은 죽을 맛인 것이다. 그 탓에 두 거포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지만 나란히 ‘트리플 크라운’을 향해 달려갈 정도로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둘이 나란히 함께 하기 때문에 상대 투수들의 심한 견제도 뚫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2년 만에 타자부문 ‘트리플 크라운(홈런, 타점, 타율)’을 달성했던 롯데 거포 이대호(25)는 타선에서 나홀로 고군분투하는 바람에 투수들의 견제를 뚫기가 힘든 것을 보면 둘은 ‘행복한 사람들’인 것이다. 상대 투수들이 페이스가 좋은 한 명은 피할 수 있지만 다른 한 명과는 대결을 할 수밖에 없는 타순이 한화 타선인 것이다. 상대팀의 코칭스태프들은 “한 명은 피해갈 수 있다. 볼넷을 내주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좋은 공을 줄 수가 없다. 하지만 중심타선이 모두 강할 때는 쉽게 피해나갈 수가 없다. 한화는 그런 면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둘다 피해가다가는 주자가 많아져 자칫 대량실점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또 한화 홈구장인 대전구장은 가장 작은 구장이어서 어느 타선에서 홈런포가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곳이어서 무작정 둘을 피해나가기가 힘들다고 상대팀들은 한탄한다. 결국 올 시즌 8개 구단 중에서 가장 강력한 3, 4번 타자로 꼽히는 크루즈와 김태균이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하려면 끝까지 붙어있어야 살 수가 있다. 타율도 3할 3푼 2리로 나란히 공동 4위를 마크하고 있는 둘은 한국야구 3호 트리플 크라운을 향해 팀 승리와 함께 선의의 개인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다. sun@osen.co.kr 김태균-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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