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교파 변신' 정민철-조성민, '변했더니 살더라'
OSEN 기자
발행 2007.06.26 15: 19

왕년에는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타자들을 호령했다. 그러나 부상과 흐르는 세월 속에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힘을 앞세운 투구에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요리하는 기교파 투수로 180도 변신한 것. 그들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한화 이글스 투수 정민철(35)과 조성민(34)의 이야기다. 정민철은 빠른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를 주무기로 지난 1999년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8승을 거두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등 공신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2000년 일본 무대 진출 후 부상으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고향팀인 한화로 돌아온 그는 예전의 위력적인 강속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복귀 첫 해인 2002년 7승 13패에 그친 정민철은 이듬해 11승을 올렸으나 오른쪽 팔꿈치에 이상이 생겨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2004년 승리없이 6패에 방어율 7.67에 그쳤던 정민철은 이후 2005년 9승, 2006년 7승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선동렬의 계보를 이을 만한 국내 최고의 우완 투수라는 세간의 호평은 '이제 한 물 갔다'는 혹평으로 바뀌게 된 것. 그러나 올 시즌 정민철은 강속구 대신 16년간 쌓은 노련미와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들을 요리하며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어느덧 7승 1패. 이제 3승만 더 채우면 2003년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도 기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150승을 달성하며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뒤 우여곡절 끝에 2005년 한화 유니폼을 입은 조성민도 흐르는 세월을 절감하고 기교파로 변신한 케이스. 전성기 시절 150km 안팎의 강속구는 130km대로 눈에 띄게 줄었으나 슬라이더 싱커 등 변화구로 타자들을 압도하며 올 시즌 한화의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조성민은 지난 5월 22일 청주 현대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올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장식했다. 이 승리는 2005년 5월 국내 복귀 후 첫 선발승. 이후 5월 27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최근 5경기에서는 승리없이 1패에 방어율 4.18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베테랑의 노련함으로 곧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처럼 변화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세월의 흐름을 순응하고 새롭게 변신한 정민철과 조성민이 맹활약을 펼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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