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김인식 감독 못만났다면 옷벗었을 것"
OSEN 기자
발행 2007.06.26 19: 17

"감독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옷을 벗었을 것이다". 최연소 및 최소경기 150승을 달성하고 올림픽예선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교체 선발된 한화 투수 정민철(35)이 부활의 공을 김인식 감독에게 돌렸다. 정민철은 올해 7승1패 평균자책점 2.73의 빼어난 활약으로 지난 99년 이후 오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26일 대전 KIA전에 앞서 훈련을 마친 정민철은 부활의 비결에 대해 묻자 "모든 것은 김인식 감독과의 만남에서 비롯됐다. 아마 감독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대로 옷을 벗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민철은 지난 2004년 말 김인식 감독이 1년 간의 야인생활을 마치고 한화 지휘봉을 잡았을 때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대전구장에서 마무리 훈련 도중 김 감독과의 대화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자신에게 건넨 말을 또렷이 기억했다. 마운드쪽으로 걸어오던 김 감독이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너, 올해 빵승이야?"라고 놀리더니 "그래 팔이 안아프면 되지"라는 말을 건넸다는 것이다. 두 마디 말에는 당시 정민철이 겪고 있던 상황이 모두 담겨있었다. 2년 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정민철은 2003년 11승을 올렸지만 시즌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결국 수술 후유증으로 2004시즌 6패(평균자책점 7.67)만 기록하고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는 "스스로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당시 나가사키 마무리 캠프도 김 감독 때문에 참가했다. 당시 첫 아이 출산이 임박해 조심스럽게 불참하겠다고 말했는데 김 감독에게서 돌아온 답은 "니가 애 낳냐?"였다. 아무 말 없이 신인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마무리 프에 포함됐다. 물론 정민철이 최고참 선수였다. 김인식 감독은 재생공장장 답게 부활 가능성을 보고 정민철이 스스로 자신의 힘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기다리고 배려해준 것이다. 정민철은 "아마 그때 감독님이 오시지 않고 당시 분위기였다면 옷을 벗었을지도 모른다. 이후 감독님은 지금까지 나에게 계속 기회를 주었다"며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시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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