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결혼식은 아버지에게 특별하다. 그동안 자신의 품에서 금이야 옥이야 키웠지만 다른 이의 품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아버지들이 딸의 결혼식 전날 남모르게 눈물짓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딸의 결혼식에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나서기를 원하는 것도 애틋한 부정(父情)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런 모습은 세뇰 귀네슈(55) FC 서울 감독도 마찬가지인가보다. 귀네슈 감독은 오는 7월 8일 딸 셈라 귀네슈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이에 하우젠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귀네슈 감독은 지난 26일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딸의 결혼을 미리 축하한다는 기자의 말에 귀네슈 감독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찍은 사진을 딸에게 보여주고 싶다" 고 말했다. 그는 "하우젠컵 우승 트로피는 먼저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가족에게 특히 이번에 결혼하는 셈라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며 최고의 결혼 선물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귀네슈 감독이 우승컵을 딸에게 선물하고 싶은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딸의 기다림에 보답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 귀네슈 감독의 딸 셈라는 당초 올해 초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귀네슈 감독이 한국행을 택해 결혼식을 연기했던 것이다. 우승컵을 들고 금의환향한 아버지 앞에서 면사포를 쓰고 싶은 딸의 마음. 고독한 승부사인 귀네슈 감독을 승부 근성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