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규칙 강화, '투수들은 괴로워'
OSEN 기자
발행 2007.06.27 08: 53

투수들은 괴롭다. 프로야구의 흥행을 위해 '투고타저' 현상을 타파하려는 일환으로 잇달아 규칙이 강화되거나 새로 만들어지면서 투수들은 적응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올 들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투고타저 현상 극복을 위해 스트라이크존의 폭을 좁히고 마운드를 낮추고 공인구의 크기로 키우는 3대 변화를 시도했다. 여기에 최근 심판위원회는 투수들의 이중동작을 엄격하게 제재한다고 밝혀 투수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와인드업이나 세트 포지션에서 규칙대로 '막힘없이 자연스런 투구 동작'을 취해야 하나 그렇지 못한 투구 동작은 '보크'로 판정하겠다고 심판진은 각 구단에 통보했다. 한창 시즌 중에 갑작스럽게 '이중동작 주의령'을 발동한 것은 각 구단들로부터 항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경기 중 그라운드에서 '시시비비'를 벌이기 보다 사전에 규칙 강화를 통보, 투수들이 알아서 조심해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그동안 몸에 배었던 투구 폼에 약간의 수정을 가해야 하는 투수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자연스런 동작으로 인식됐던 투구 폼을 수정하는 것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칫하면 한 시즌 성적을 망칠 수도 있는 노릇이다. 투수들은 잇단 규칙 강화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이면서도 볼멘 소리들을 하고 있다. 투수들에게 불리한 규칙들로 개인 성적에 영향이 미칠까봐 걱정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KBO가 시즌 개막 전 강화한 3가지 규정에 따라 올 프로야구는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소폭이나마 '투고타저'현상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504경기 중 절반 가량인 253경기를 소화했던 지난 24일 투타 기록을 살펴보면 대폭은 아니지만 조금씩 타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홈런은 지난해 경기당 1.31개에서 1.41개로 늘어났다. 또 전체 타율을 보면 지난해는 2할5푼5리였으나 올해는 2할5푼8리로 약간 올랐다. 안타수도 경기당 16.8개에서 17.4개로 소폭 상승했다. 공격력을 나타내는 수치들이 높아짐에 따라 득점도 지난해는 경기당 7.9점이었으나 올해는 8.4점으로 나아졌다. 반면 공격력이 나아지면서 투수들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3.58에서 3.77로 높아졌다. 경기당 볼넷수도 6.53개에서 7.09개로 많아졌다. 투수들이 안타와 볼넷을 많이 내주면서 피출루율도 3할3푼6리로 높아졌다. 공크기, 마운드 높이, 스트라이크존 강화 등에 이어 '이중동작 엄격제재'까지 곁들여진 앞으로 프로야구 판도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심판위원회에서는 새로운 규칙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규칙의 엄격한 적용일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현장의 투수들은 잇단 규칙 강화에 울상이다. s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