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 수비 문제 없어요". 27일 두산-삼성전이 열리기 전 대구구장. 양준혁(38, 삼성)은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한대화 수석 코치를 보자마자 "코치님께서 제가 수비 부담 느낀다고 말씀하셔서 이상한 기사가 나왔어요"라며 항의(?)했다. 베이징 올림픽 예선전 예비 명단 외야수 부문에 이름을 올린 양준혁은 세간의 우려와 달리 외야 수비에 문제 없다는 표정. 양준혁이 "대표팀 최종 명단에 들기 위해서는 외야 수비도 해야 한다"고 말하자 한 코치는 "수비까지 하면 2500안타 달성 못한다"며 다그쳤다. 그러자 양준혁은 "그건 코치님 생각입니다. 가뜩이나 감독님께서도 저 외야 수비 안 내보내 주시는데 코치님까지 그러시면 안돼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세 차례 거머줬던 양준혁이기에 큰 소리칠 만했다. 적어도 40~50경기는 외야 수비를 소화해낼 수 있다는 것. 이 소식을 접한 유중일 수비코치는 "준혁이가 나갈 데가 어디 있냐"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유 코치는 "사실 덩치가 커서 수비 모습이 엉성해 불안할 것 같지만 포구 능력은 좋다"며 양준혁의 수비 능력을 일부 인정했다. 이어 유 코치는 "40경기 출장은 힘들고 많이 나가면 10경기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준혁의 외야 수비를 주제삼아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무렵 양준혁은 외야에서 프리배팅 타구를 쫓아다니며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20여 분 간 수비 훈련을 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온 양준혁의 얼굴은 땀범벅이 되었지만 그의 표정에는 흐뭇함이 가득했다. 양준혁의 외야수비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