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울산 현대의 삼성 하우젠컵 결승전. 이 경기에서 울산의 2-1 승리를 이끈 박동혁이 펼친 골프 세리머니는 그 어떤 것보다도 특별했다. 바로 박동혁 자신의 실수를 멋지게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이날 박동혁은 박병규, 유경렬과 함께 스리백의 일원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터프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서울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박동혁의 활약에 울산은 전반 4분 얻어낸 선제골을 잘지켜가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갔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박동혁이었지만 단 한 순간의 판단 미스로 팀을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바로 전반 45분 자기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하고 만 것이다. 프리킥 상황에서 김영광 골키퍼가 펀칭한 공을 2선에서 최원권이 강한 슛으로 연결했다. 이 공은 휘어들어가며 골문 구석을 향했고 다급해진 박동혁은 머리로 막는다는 것이 손을 가져다대고 만 것.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울산은 동점을 허용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실수로 동점골을 허용한 박동혁은 고개를 떨구며 라커룸으로 들어가야 했다. 전반 막판 최악의 경험을 하고만 박동혁은 후반 들어 심기일전해 경기에 나섰다. 핸드볼 파울의 악몽을 머리에서 씻고 다시 좋은 모습으로 경기에 나선 것. 명예 회복의 기회는 후반 19분 찾아왔다. 박동혁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현영민이 올린 프리킥을 멋진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한 것이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결승골을 확인한 박동혁은 그대로 코너로 달려가 멋진 골프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에게는 불과 20여 분 전 지옥과도 같았던 악몽을 떨쳐내는 순간이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