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2007 결승전은 울산 현대가 양동현, 박동혁의 활약으로 FC 서울에 2-1 승리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 이날 경기서 양 팀은 주전 선수들이 상당수 빠진 채 경기에 나섰는데 특히 그 이름값만 본다면 울산의 완승이 예상됐던 경기였다. 이천수, 우성용이 대표팀으로 빠졌지만 올림픽대표팀의 원톱인 양동현이 자리를 잡고 있고 정경호를 비롯해 현영민, 유경렬, 알미르 등 이날 울산의 스타팅 멤버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국가대표 출신이다. 반면 준우승을 차지한 FC 서울은 1군 무대서 새롭게 보는 얼굴들이 많았다. 시즌 초 세놀 귀네슈 감독이 취임해 개막 5연승을 달리던 때와 달리 공수에서 귀중한 역할을 하던 이민성을 시작으로 박주영 정조국 이을용 김한윤 등이 부상으로 대오에서 이탈하며 주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는 골키퍼 김병지 밖에 남지 않았다. 귀네슈 감독은 지난 26일 축구회관서 가진 기자회견서 "이번 시즌 주전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그동안 우리팀 선수 중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는 주전 김병지에 가린 골키퍼 2명과 필드플레이어 3명 등에 불과했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이날 경기서 FC 서울은 특히 수비진에서 호흡이 맞지 않아 귀네슈 감독은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큰 소리로 주문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다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로 버텼다. 다시 리드당한 상황에서도 김은중이 장신 공격수 심우연과 함께 울산 골문을 쉴 새 없이 공략했고 귀네슈 감독은 32분께 정상 컨디션이 아닌 정조국까지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러한 FC 서울의 모습은 후반기 대반전을 기대할 만하다. 부상 선수들이 빠진 자리에 들어와 K리그에 적응한 신진들이 후반기 대활약을 보일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특이할 만한 점은 귀네슈 감독이 비주전 선수들로 팀을 꾸리면서도 패한 경기는 많지 않다는 점이다.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재미없는 축구를 구사한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패배는 적었다. 과연 경험을 쌓으며 진화한 신예들과 부상 선수들이 합류하게 될 후반기에 FC 서울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