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왕' 이동국(29, 미들스브러)과 '꺽다리' 우성용(34, 울산 현대)이 나란히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이라크와의 평가전에 '시간차 출격'한다. 이동국과 우성용은 29일 제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이라크와의 평가전에 나란히 전반과 후반 45분씩 출전,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몸상태와 기량을 평가받을 예정이다. 베어벡 감독이 구사하는 4-3-3 포메이션의 꼭대기에 서는 이들의 활약에 따라 아시안컵 성적표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우 양 날개에서 중앙으로 날아오는 크로스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찔러주는 침투 패스를 얼마나 잘 받아 골로 성공시키는 것이 바로 이들의 주된 임무이기 때문. 여기에 자신이 막힐 경우에는 좌우 또는 중앙에서 쇄도하는 선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어시스트도 이들의 역할이다. 이미 조재진(26, 시미즈 S-펄스)은 지난 2006 독일 월드컵과 아시안컵 예선, 평가전 등을 통해 베어벡 감독으로부터 평가를 받은 상태인데다가 지난 2일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한 이후 100%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동국와 우성용의 '시간차 출격'은 원톱 주전 경쟁의 본격적인 시험무대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3월 1일 열렸던 앙골라와의 평가전 이후 455일만에 A매치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동국은 일단 부상에서 완전히 '해방'됐음을 베어벡 감독에게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 제주 전지훈련 도중 타박상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걱정과 근심이 가득했던 베어벡 감독에게 컨디션이 최고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 것. 이와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끝난 후 한 달 이상 그라운드에 서지 못해 떨어진 경기 감각도 함께 되살려야 한다.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우성용 역시 K리그 현역 최다골 신기록을 써나가는 선수의 자존심을 A매치에서도 보여줘야 한다. '국내용'이라는 평가를 이번 기회에 날려야 하는 입장이다. 골키퍼 이운재(수원 삼성)와 동갑내기로 최고참이라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체력적인 문제도 없다는 것까지 입증해야 한다. 사실상 아시안컵이 자신의 마지막 대표팀 무대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시간 또한 촉박하다. 이동국과 우성용, 이 둘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베어벡 감독의 원톱 기용 폭은 조재진 한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보다 시급한 문제가 대표팀과 베어벡 감독, 그리고 두 선수 본인에게 놓여져있는 셈이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