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삼성-롯데전이 열리기 전 사직구장. 롯데 타자들이 배팅 케이지 앞에서 자신의 타격 훈련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날의 주된 화제는 '도루' 올 시즌 도루 1개를 마크하고 있는 이대호가 옆에 있던 이원석에게 대뜸 말을 걸었다. "원석아, 너 도루 몇 개 기록했냐"고 묻자 이원석은 "하나요"라고 답했다. 순간 이대호의 표정엔 뭔지 모를 여유가 흘러 넘쳤다. 이유인 즉 팀 내 준족으로 손꼽히는 이원석이 자신의 도루 갯수와 같다는 것. 이대호는 지난 4월 29일 잠실 두산전 2회 공격 때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올 시즌 첫 도루를 성공시킨 바 있다. 2005년 9월 10일 인천 SK전 이후 1년 7개월 여만에 베이스 훔치기에 성공한 셈. 당시 두산 배터리는 '거구' 이대호의 갑작스러운 도루에 화들짝 놀랐다. 이대호는 이날 올 시즌 처음이자 2001년 데뷔 이래 일곱 번째 도루를 기록했으나 슬라이딩 도중 왼쪽 어깨가 짓눌리는 부상을 당해 3경기에 결장한 바 있다. 이후 몇 차례 베이스 훔치기에 나섰으나 타자들이 파울 타구를 날리는 바람에 도루 쌓기가 무산됐다는 게 이대호의 설명. 이대호는 "앞만 보고 열심히 뛰어 2루에 안착했으나 후속 타자들이 파울 타구를 날린 게 몇 차례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주찬에게 "형은 군대 가기 전에 뛰면 무조건 살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많이 느려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어쟀든 한 차례 시도해서 성공했으니 도루 성공률은 100%. 그래서 일까. 이대호은 힘주어 이야기했다. "도루 그거 뭐... 해볼만 하더라고요". what@osen.co.kr 지난 4월 29일 두산전 2회초 무사 1루서 호세가 삼진되는 순간 1루주자 이대호가 2루 도루에 성공하는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