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후 수비 동작이 느려서 많이 맞는 거야". 선동렬 삼성 감독은 29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국인 에이스' 제이미 브라운이 상대 타자들의 타구에 자주 맞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6일 대구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브라운은 2회 선두 타자 안경현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후속 김현수의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았다. '퍽'하는 소리가 들릴 만큼 강한 타구를 맞은 브라운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양일환 투수 코치를 비롯해 통역을 담당하는 송창근 차장과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올라가 브라운의 상태를 지켜봤다. 잠시 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가까스로 일어난 브라운은 이대수와 채상병을 뜬 공으로 처리하며 2회 투구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3회에도 브라운의 수난은 이어졌다. 선두 타자 오재원의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은 것. 곧바로 공을 잡아 1루로 송구,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아냈다. 선 감독은 "2회 김현수의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은 뒤 괜찮냐고 묻자 이상없다고 하더라. 그러더니 5회까지 던진 뒤 '아파서 더 이상 못 던지겠다'고 그러더라"며 "3-0으로 이기고 있으니 승리 투수 요건을 생각했겠지"라며 웃었다. 이어 선 감독은 "브라운이 아파서 못 던질 줄 알았는데 5이닝까지 잘 막아줘서 다행이었다"며 브라운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난 5월 15일 대전 한화전 3회 이영우의 타구에 오른쪽 턱을 맞는 것을 시작으로 올 시즌 세 번의 수난을 겪은 브라운은 그저 "운이 좋았다"고 말할 뿐이다. 타구에 맞아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행운이 아니겠냐는 것이 브라운의 설명. 공교롭게도 타구를 맞은 두 차례 선발 등판 모두 승리를 따냈다. 타구를 맞은 것이 브라운에게는 승리를 부르는 행운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