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서 한국은 3-0으로 완승을 거둬 사기가 하늘을 찌를 만큼 치솟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 중앙 수비수를 점검하겠다는 핌 베어벡 감독의 마음은 편치 않게 됐다. 이라크와 평가전은 수비진에 대한 조직력 검증을 위한 시험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컵을 대비해 김치곤(서울)과 강민수(전남) 등 젊은 수비수를 발탁하며 수비진에 변화를 주었다. 이날 경기 포백라인 중 중앙에는 김진규와 함께 김치곤이 출전, 전후반 90분 동안 풀가동됐고 왼쪽 풀백에는 김치우(전남), 오른쪽 풀백에는 오범석(포항)이 기용됐다. 우선 수비진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는 오른쪽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오범석이다. 그는 안정된 수비와 함께 활발한 오버래핑을 선보이며 오른쪽에서 염기훈의 첫 골과 이천수의 두 번째골을 직접 크로스 했다. 특히 이천수에게 연결된 크로스는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 이영표를 대신한 왼쪽의 김치우도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주었다. 전후반에 걸쳐 안정적으로 이라크의 공격을 걷어냈고 공격에서도 활발한 오버래핑과 함께 전방의 염기훈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는 등 이영표가 그립지 않게 해주었다. 그러나 중앙 수비수는 불만족스런 모습을 보였다. 김진규와 김치곤이 나선 중앙 수비는 상대방의 카운터 어택을 허용하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맞붙게될 인도네시아와 바레인은 분명 이날 이라크처럼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릴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특히 전반 막판과 후반 7분 그리고 25분에 맞은 위험스런 장면은 중앙 수비수의 실책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28일 훈련을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에 열리는 이라크전에서는 3명 중 2명이 나가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다른 조합을 시험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중앙 수비수를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베어벡호가 과연 수비 조직력을 완성할 수 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김치우-오범석.
